김보름은 12일 강릉 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00초79로 1위에 올랐다. 다카기 나나(일본)에 0.11초 차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보름은 포인트 60점을 얻어 40점에 그친 다카기를 제쳤다. 생애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이다.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지난해 은메달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김보름은 16바퀴 중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7위였다. 그러나 폭발적인 스퍼트로 반 바퀴 만에 2위로 치고 나온 뒤 1위로 달리던 다카기를 가까스로 제쳤다. 김보름은 2013년 팀 추월 동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 은, 동메달을 모두 수확하는 기쁨을 누렸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김보름은 내년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는 매스스타트에서 올 시즌 ISU 월드컵 랭킹 1위를 달렸다. 월드컵 시리즈 4차례 월드컵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이번 대회는 평창올림픽의 테스트 이벤트로 열렸다. 올림픽이 펼쳐질 무대에서 따낸 우승이라 내년에도 금빛 질주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 빙상의 체면을 살렸다. 당초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상화는 여자 500m에서 아쉽게 2위에 머물렀고, 이승훈은 남자 팀 추월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역시 세계 랭킹 1위인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지 못했다.
자칫 '노 골드'로 대회를 마칠 수 있던 상황. 한국은 2015년에도 세계선수권 노 골드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 이상화와 이승훈이 금메달 2개를 따내며 빙상 강국의 위상을 높였다. 이런 가운데 올해 대회에서는 김보름이 마지막 날 한국 빙상의 자존심을 지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