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는 1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48로 2위에 올랐다. 37초13을 찍은 고다이라 나오(일본)에 0.35초 뒤져 우승을 내줬다.
지난해에 이은 세계선수권 2연패를 이루지 못했다. 자칫 이상화는 올 시즌을 '노 골드'로 마칠 수도 있다. 올 시즌 ISU 월드컵 시리즈 1~4차 대회까지 이상화는 은메달 2개와 동 1개를 따냈다.
몸 상태가 시즌 내내 좋지 못했다. 이상화는 1차 월드컵 이후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했고, 고질적인 무릎 부상 후유증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월드컵 5, 6차 대회 출전을 포기하면서 세계선수권에 집중했지만 전성기 기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화는 특유의 밝은 표정을 지었다. 중요한 대회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인 만큼 긴 호흡으로 컨디션을 올린다는 각오다. 이날 이상화는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37초93)을 0.45초 당겼다.
경기 후 이상화는 "오늘 금메달을 따지 못해서 실망할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월드컵 1차부터 4차까지 내 스케이팅을 잘 하지 못해서 오늘은 만족한 레이스였고 기대에 맞는 기록이 나왔다"고 웃었다. 이어 "고다이라처럼 시즌 내내 좋은 기록으로 왔다면 나도 약간 좋은 기록을 냈을 것 같은데 좋지 못한 기록으로 1차를 탔고 4차를 마무리했기 문에 그런 건 잊어버리고 시합에만 집중한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레이스에 대해 이상화는 "100m 기록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날 이상화는 첫 100m를 10초32에 끊었는데 고다이라와 0.01초 차였다. 이어 "레이스하는 상대에 지게 되면 서두르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상대(수지 마키)가 빨랐지만 당황하지 않고 내 스케이팅을 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 대해서도 큰 부담은 갖지 않고 있다. 이상화는 "종아리 쪽을 치료하면서 준비하고 있다"면서 "큰 대회는 내년에 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보다 올림픽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말했다.
안방에서 치른 대회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이상화는 "오늘은 지난 대회에 비해서 굉자히 재미있게 준비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경기가 열려서 팬들이 열심히 응원도 해주고 재미있었다"고 다시 미소를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