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다. 붙잡힌 범인들은 놀랍게도 대구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20대 해커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에게 공격을 지시한 자들이 한나라당 관계자들임이 밝혀지면서 온 국민들은 경악했다. 일명 '진주팀'이라는 이 해커들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관인 공현민 씨의 지시를 받고 손쉽게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소 검색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 수행 비서관인 공 씨가 독자적으로 이런 일을 꾸몄을 리 없으며 분명히 '윗선'의 개입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쏟아졌다. '디도스 특검팀'까지 꾸려졌지만 수사팀은 결국 윗선의 존재를 부정했다. 디도스 배후를 밝히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는 모하한 말만 남긴 채였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했다.
그런데 범행을 실행한 해커 강모 씨가 당시 친한 목사에게 쓴 자필 편지를 입수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눈길을 끄는 한 대목이 있었다.
"목사님 저는 이렇게 범죄를 저지를 때에도 아무 대가 없이 이용되었습니다. 그런데 구속되어서부터 특검을 받기까지와, 지금도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인지요?" - 선관위 디도스 피의자 강모 씨
"이용되었다"는 말은 이 판을 기획한 제3의 설계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까. 과연 대구에 살던 '진주팀'이 서울시장선거에 개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을 사주한 한나라당 의원 비서관 공현민 씨와 또 다른 관계자 김 씨의 이른바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자백은 진실인가.
그런데 장유 신도시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외부로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유일한 통로인 창원터널 통행을 선거 당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뭐 상당히 막히더라고요. 거의 출퇴근 시간, 특히 출근시간 대에 경험하는 것처럼. 출근시간에 특히 김해에서 창원으로 넘어오는 그 쪽이 많이 막히는데 거의 그런 느낌으로막히더라고요. 그래서 '어 왜 이렇게 벌써부터 왜 막히지?' 하면서 좀 의아해 하다가 갓길에 이제 공사할 때, 특히 도로를 점거해서 하는 공사를 할 때 사용하는 빨간색 테두리에 노란색이 이렇게 있는 뭐 '위험' 이런 게 있는데 삼각형 표지판?" - 당시 창원터널 운전자
제작진은 터널 디도스의 배후를 폭로한 손인석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손 씨는 전 새누리당 청년위원장으로, 당시 선거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을 낱낱이 밝혔다. 손 씨의 진술서에 따르면, 당시 한나라당 중앙당의 요청으로 자신이 김태호 후보캠프 측에 1억원을 전달했는데, 이 돈이 이 젊은 직장인들의 투표참여를 방해하기 위해 창원터널에서 허위공사를 하는 데 쓰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선관위 디도스와의 연결고리가 발견된다.
"2011년 4월에, 어느날 밤에 강ㅇㅇ(2011년 10월 선관위 디도스 사건 주범)가 밤에 왔대요. (중략) 아들한테 '이 밤에 어디 갔다 왔냐' 했더니, 강ㅇㅇ이 하는 말이 '김해 갔다 왔다'고…. '김해는 왜 갔냐' 했더니 '김태호 선거캠프에 갔다왔다'고." - 당시 강모 씨의 지인 목사
이번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선거 디도스' 사건의 배후와 관련한 단서들이 속속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