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세계 무역질서 급변으로 수출 회복세 낙관 어려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새해 들어 세계무역 질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향후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8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수출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한데다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11.2%)을 기록해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롤 높이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수출 실적 개선이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수출 개선이 지속되면 설비투자 등 내수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새해들어 급변하는 무역질서 변화가 수출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경우 지난 17일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화했고,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NAFTA 재협상 등을 추진하고, 독일, 중국, 일본에 대해서는 환율 조작을 경고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당초 공약사항 중 얼마나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했고, 실행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았던 것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수출비중(지난해 1~3분기 명목 GDP 대비 42.2%)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요즘과 같이 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된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부진이 곧바로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여려워지고 있는 무역환경에 대한 대응과 준비는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정부도 상황의 긴박함을 인식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동안 상당한 경험과 정보, 네트워크 및 인적자본을 축적해온 민간부분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구미·유라시아본부장,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조영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시장동향분석실장,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 연구위원 등 민간 통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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