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소 항체 97.8%라더니…'기준 미달' 투성

충북 보은 구제역 매몰 현장. (사진=자료사진)
가축 방역 당국은 그동안 백신 접종을 추진한 구제역은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다른 가축 전염병보다 확산을 막는데 수월하다고 자신해왔다.


그러나 방역 당국이 발표해온 구제역 항체 형성률 수치가 믿을게 못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제역 백신 접종은 지난 2010년 구제역 파동을 겪으며 의무화 됐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우제류 농가의 평균 항체 형성률은 돼지의 경우 74.4%, 소는 97.8%에 이른다.

예방 백신 항체 검사에서 돼지가 30%, 소가 80%를 넘어야 하는 기준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올겨울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 젖소 농장은 항체 형성률이 19%에 불과했다.

이를 계기로 도가 발생 농가 반경 500m 이내 다른 젖소 농장 2곳에 대해서도 항체 형성률을 검사했더니 역시 기준에 훨씬 못미치는 각각 20%와 40%가 나왔다.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여러 가설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당국이 검사하는 표본이 대표성을 지니지 못해 왜곡된 결과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도 관계자는 "항체 검사는 도축장에서 출하 가축을 대상으로 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즉 항체 검사가 농가 축사의 소가 아니라, 도축장에서 도축 직전의 소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농가에서 출하 전 가축에만 신경 써 백신을 접종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또 도축장에 나오는 가축은 고기를 얻기위한 한우가 대부분이어서, 주로 우유를 얻는 젖소는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방역 당국은 구제역 발병의 원인으로 농가의 백신 관리 미흡과 접종 소홀을 지목해 왔다.

그러나 검사 관리 시스템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방역 당국이 제 눈의 들보를 보지 않고 남의 탓만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도는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보은군 구제역 발생 농가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한우 농가 9곳에 대해서도 추가로 항체 형성률 검사에 나섰다. 검사 결과는 7일 밤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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