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표는 "안희정 지사가 대연정 발언 후 해명을 한 것을 보면 저의 생각과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연정의 대상에 새누리당 포함 여부를 두고 두 사람의 인식차이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국가주도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정책 및 '인재영입'을 두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두고도 문 전 대표는 "둘 사이에 뭔가 있는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 경선이 가열되면서 두 사람의 경쟁은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전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대전충청기자간담회에서 "(안 지사의 대연정 해명을 보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이 지금까지 해왔던 적폐들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과 성찰이 없는 상황 속에서 그들과 연정을 할 수는 없지만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야당과 협치는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 점에 대해 저도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안 지사가 "정부가 세금으로 기업을 불리면 안 되고 세 불리기 영입을 안 된다"며 사실상 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에 대해서도 "요즘 반문(반문재인)연대라면서 저 문재인만 바라보고 정치하는 분들이 계신데 안 지사는 그렇지 않고 국민들을 향해서 자기 비전을 뚜벅뚜벅 밝히면서 가는 분"이라며 "자꾸 안 지사와 저 사이에 뭔가 있는 것처럼 하시지 말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특히 "저는 안 지사와 함께 가는 동지이고 안 지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다"며 "요즘 안 지사의 지지도가 빠르게 높아진 것이 굉장히 기쁘다. 왜냐면 그만큼 우리의 외연이 확장되고 우리의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경쟁이 끝나고 후보로 선출되는 분이 그만큼 폭 넓은 지지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다만 "물론 저와 안 지사의 생각이 100% 같을 수는 없다"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지만 이제는 정부와 공공부문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라는 소신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안희정 지사는 대연정 등에 대해 문 전 대표와 인식 차이를 분명히 하며 행보를 이어갔다.
안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어떤 정권교체인가-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차기 정부의 과제'를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축사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농단의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을 뽑아도 그런 국회와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현실을 얘기한 것"이라며 대연정에 대한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이어 "정말로 우리가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한다면 다음 총선 때 국민 여러분들이 주권자로서 심판해주시리라 생각한다"이라며 "그러나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구성해주신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포함해) 의회는 협치를 해야 한다"며 협치의 대상에 새누리당이 포함돼야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의회의 안정적 다수파와 협치를 통해 대한민국을 이끌겠다는 것이 연정 구상"이라며 "연정의 모습은 대연정이 될 수도 있고 소연정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연정의 구체적 협상 당사자는 정당 대표들"이라며 "(민주)당 지도부가 (연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어떻게 하겠느냐"고 단서조항을 달았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이 (의회의) 과반(의석수를)을 점했지만 4대 개혁입법도 제대로 개혁(통과시키지) 못했는데 이것을 두고 리더십이 없다고 대통령을 탓해야겠느냐, 정쟁만 한다고 의회를 탓해야겠느냐"고 반문하며 "이 두 가지 모두 잘못된 관점이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의회와 협치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의 '공짜밥'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말씀드린 것은 선별적 복지이냐 보편적 복지이냐의 논쟁이 아니"라며 "근로능력이 있는 분들께는 일자리를 통해서 소득을 보장하고 근로능력을 상실한 분들께는 우선적으로 복지를 설계해야 한다는 복지정책의 대원칙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말은 '국민들은 좋은 일자리를 원한다. 일할 능력이 있는 국민들은 공짜밥을 원하지 않는다'는 표현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