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병우 민정수석실 접촉' 문체부 직원 돌연 유학

올 1월 감사원 감사 직전 캐나다 유학길…감사원 조사하려다 불발

(사진=자료사진)
우병우 민정수석 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과 수차례 접촉했던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이 최근 돌연 유학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무원은 특별감찰관이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구속 기소)의 비위를 캐려고 했는지, 아니면 무마하려고 했는지 등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다.

◇ 감사원 감사 앞두고 유학 휴직…도피 의혹

문제의 김 모 서기관은 문체부 소속으로 문화창조융합본부에서 팀장으로 일하면서 여명숙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융합본부장을 따돌리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구속된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측근이면서 차 전 단장과도 매우 가까운 인물이다.

김 서기관은 당시 이 모 전 부단장과 함께 상관인 여명숙 전 본부장에게 예산·사업 내역 보고를 생략했고, 여전히 차 전 단장을 옹호하고 따르는 데 급급했다.

차 전 단장은 직책에서 내려와 놓고도 ‘명예 단장’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이런 김 전 서기관이 돌연 유학을 간다며 휴직을 한 것은 공교롭게도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기 바로 직전이다.

감사원 감사는 올 1월 중후반에 시작됐는데 김 서기관은 같은 달 18일부터 12월까지 유학 휴직을 떠났다. 유학 장소는 캐다나 밴쿠버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국정농단을 적극적으로 도운 공무원을 징계·처벌하겠다는 취지로 강노 높게 진행하려고 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감사 첫날 김 전 서기관을 찾았지만, 그가 휴직을 내고 유학을 간 바람에 조사를 하지 못했다.

문체부 내부에 정통한 인사는 6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감사원이 김 전 서기관이 없어 당황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김 전 서기관을 급하게 찾은 것은 융합본부에서 일어난 차 전 단장의 비위 사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우병우 '국정농단 비호' 의혹 풀 핵심 인물

특히 그는 지난해 4월 우병우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직원과 유일하게 수차례 접촉하기도 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혹은 직무유기 사건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 서기관은 주변에 "민정수석실 인사와 만났다"고 의기양양하게 얘기했지만, 차 전 단장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특별감찰반은 국정농단을 조사하려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실을 견제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각에선 차 전 단장과 의견충돌을 빚은 여 전 본부장을 뒷조사하기 위해 민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 전 수석의 특별감찰 방해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박영수 특검팀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여 전 본부장은 차 전 단장의 전횡을 문제삼다가 대통령의 뜻이라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구속기소)의 압력에 따라 한 달여 만에 사퇴했다.

이 때문에 김 전 서기관이 감사원 감사를 피해 유학 휴직을 할 수 있는 배경에도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조사 받으러 귀국하라고 하면 들어올 수 있다"고 했지만, 감사원이 강제수사권이 없는 만큼 이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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