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인사 두고 민주당 시끌…"대선 때 당력 집중되겠나"

"정기인사 당겨 지도부가 독단적 결정" vs "전열정비용 조기인사…순환보직 원칙대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최근 당직자 인사를 단행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잡음이 심상치 않다.

당 지도부가 충분한 당내 의견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인사를 앞당겨 단행했다는 것인데 대선정국에서 당력을 모으는데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지난 3일 우상호 원내대표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돌연 불참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추미애 대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원내대표가 최인호 최고위원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며 농담 아닌 농담을 했고 당 관계자 역시 우 원내대표가 건강문제로 불참했다고 설명했지만, 당 사무처가 지난 1일자로 단행한 당직자 인사가 우 원내대표 회의 불참의 주요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인사 전 우 원내대표가 안규백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에게 '대선을 앞두고 조직을 흔드는 것은 적절치 않으니 인사를 미뤄 달라'고 요청했는데 당 지도부가 우 원내대표 측 인사 6명을 시도당위원회 등으로 발령 낸 것을 포함해 적지 않은 수의 당직자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우 원내대표 측이나 당직자들은 당초 원내 당직을 맡고 있는 A씨 한 명을 시도당위원장으로 발령하는 인사안에 대해서는 대표의 인사권이어서 양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막상 예상을 깬 큰폭의 인사가 나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복수의 당직자는 "당직 인사가 당 대표의 고유 권한이기는 하지만 사무총장이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 등과 협의를 거쳐서 하는 것이 관례"라며 "그런 협의절차가 없었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에 인사를 앞두고 당사자와 부서장 등 제대로 된 의견수렴도 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직자는 "통상 인사를 하기 전 인사 대상자가 속한 부서장과 조율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사 대상자의 거취 문제가 논의되는데 이번 인사의 경우 이런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당내에 불만이 적지않다고 전했다.

최근 5개월 동안 3차례나 인사를 한 것도 당내 불만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반면 "중앙당과 시도당의 처우가 엄연히 있는 상황에서 순환인사는 불가피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선을 앞두고 인사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대선을 전 조직을 재정비해서 안정적으로 대선을 치르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며 "5월은 대선 직전이나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하는 것은 당 대표의 고유 권한"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인사를 계기로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 간 '불화설'도 다시 촉발됐다. 우 원내대표가 '추미애 지도부'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최고위에 불참하며 '무언의 시위'를 해왔기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했지만 내내 회의 내내 입을 꾹 다문 채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고, 회의 직후 '당무거부까지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오늘 참석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논란에 대해 안규백 사무총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기인사는 통상 5월에 하지만 대선 전 조직을 정비한다는 차원도 있고 순환인사 차원에서 인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의 요청에도 인사를 단행한 것에 대해서는 "원내대표실만 빼고 인사를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이런 인사가 당의 전열정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당직자는 "대선을 앞두고 인사 때문에 당이 이렇게 시끄러운데 대선 때 100% 화력을 발휘할 수 있겠냐"며 "당이 또 헛발질을 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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