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6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투자업계를 둘러싼 규제환경에 대해 작심한 듯이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황 회장은 "업계가 스스로 야성과 상상력, 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정부는 정부대로 외국회사와 맞먹을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중점 추진사항은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라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 규제로는 먼저 법인결제업무 불허를 들었다.
국내 25개 증권사들은 지난 2009년 4월 지급결제업무가 허용돼 비용까지 지불했으나 은행권의 반발로 개인에 대해서만 지급결제가 허용되고 법인에 대해서는 10년 가까이 불허되고 있다.
황영기회장은 "지급결제망은 금융산업 전체의 인프라스트럭처이자 사용자 편익을 위한 서비스"라며 "특정 업권이 독점해서 다른 업권의 진입을 막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증권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법인지급결제가 허용되지 않는 건 비극"이라며 "정부의 해법을 기다릴 지, 소송에 나설 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지 등 여러 대안을 놓고 고심중"이라고 강조했다.
외국환업무의 취급 확대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증권사는 투자 목적 이외에 외화 환전과 이체 등의 업무는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황 회장은 "은행권이 외환 업무는 '은행 고유의 영역'이라고 외치며 규제 해소를 막고 있다"며 "외환의 송금 업무를 핀테크 회사와 카드사 들이 진행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 언행"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