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최순실 뜻대로 인사·예산 이뤄져 겁났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국정농단 사태 이후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했다.

방청객들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이들은 서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고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회갈색 정장 차림에 검은 코트를 입은 고씨는 재판에 앞서 '헌법재판소에 출석할 것인가, 최 씨를 처음 만나게 되는데 한 마디 해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대답하지 않고 서류 봉투를 든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방청석에서 대기를 하던 고 씨는 재판장이 증인석에 나올 것을 요청하자 최 씨가 있는 피고인석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증인석에 섰다.

간간이 말을 멈추는 등 긴장한 기색을 보였던 고 씨는 대부분 침착하게 검찰의 질문에 답했다.

고 씨는 2014년 말 의상실을 그만둔 경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저는 체육한 사람인데 가방 만드는 거에나 전문이지 문화융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서 일을 못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대로 열심히 옷과 가방을 만들었지만, 제가 모르는 부분에서 부적절한 일이 진행된다고 생각했다"며 "여기서 못하는 걸 하면서 욕먹을 필요없고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만둔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약간 위험한 느낌이라는 건 뭔가'라고 이어진 질문에 고 씨는 "최 씨가 차은택에게 장관이나 콘텐츠진흥원장 자리가 비었으니 추천해달라고 해서 그게 이뤄지는 것을 봤다"며 "또 예산 같은 걸 짜는데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봤을 때 겁이 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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