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일 발간한 BOK경제연구 '차주별 패널자료를 이용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요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2년6월~2016년9월) 금리하락이 주택담보대출 연체확률을 평균 0.37%p(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리스크 요인은 0.03%p 낮추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4년간의 연체율 하락이 대부분 금리인하 때문이며 소득증대 등 차주의 상환능력이 향상된데서 오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90일 이상 연체 기준)은 2012년 6월 0.4%에서 지난해 9월 0.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은의 기준금리는 연 3.25%에서 1.25%로 2%p 낮아졌다.
금리요인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의미하고, 차주의 리스크요인은 주택담보대출액, 총 대출잔액 대비 소득, 총 대출 대비 비은행금융기관 비중, 신용카드 사용여부와 한도소진율, 개인사업자대출과 대부업대출 이용여부 및 대출금액, 차주가 속한 지역경제 리스크요인(주택가격지수, BSI지수) 등이다.
저자인 한은 경제연구원 정호성 연구위원은 "최근의 연체율 하락은 금리하락에 주된 원인이 있음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며 "이는 앞으로 금리가 2012년 수준인 2%포인트 정도 오르고 리스크 등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연체율도 당시 수준인 0.4%로 높아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향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p(포인트) 상승할 경우 차주의 부도확률은 0.0403%p 높아졌고, 주택담보대출이 1억 원 증가할 때 부도확률은 0.0228%p 높아졌다.
특히 대출에서 비은행대출 비중과 신용카드 한도 소진율이 높아질 수록 부도확률이 확연히 크졌다.
신용카드를 보유하는 차주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부도확률이 0.3682%p 낮아졌다.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과 대부업 대출을 보유한 경우 부도확률은 각각 0.0117%p, 0.5248%p 상승했다.
지역경제 리스크 중 주택가격지수와 BSI지수는 기준치 100에서 1단위 상승할 때 부도확률은 각각 0.087%p, 0.079%p 하락했다.
지역경제 리스크는 다른 리스크요인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의 부도확률을 감소시키는 정도가 매우 크고 지속적이었다. 이는 역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경기가 나빠질 경우 그만큼 연체률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리스크 요인들은 2014년 말까지 부도확률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다 이 후에는 그 정도가 미약하지만 부도요인을 하락시키는 쪽으로 작용했다.
다만, 연령대별로 유독 20∼30대 젊은층은 리스크 요인에 의한 연체확률이 4년 동안 오히려 높아졌다. 소득은 낮은 반면 학자금 융자와 신용카드 한도의 높은 소진율 등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극심한 청년 실업 속에서 청년들의 처한 어려운 재정상황을 반영한다.
정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연체확률이 일정 수준 높아지게 되므로 주택담보대출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