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변신에 환호하는 청춘"…심야 감상·인증샷 '인기'

빅데이터 속 미술관, 야간개장·사진촬영 허용에 관심 늘어

숨소리도 죽인 채 먼 발치에서 떨어져 그림을 감상하고 나오던 미술관이 변하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연인들이 서로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감흥 없이 찾던 미술관은 이제 취향이 맞는 친구와 같이, 또 취향이 맞는 지인이 없다면 혼자 가서 즐기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6일 빅데이터 업체 다음소프트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게시된 블로그(6억9천건), 트위터(104억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된 '미술관' 언급량은 한 해 평균 28만건에 달한다.

미술관 관련 빅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미술관을 누구와 방문했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최근 3년간 미술관과 함께 언급된 인물을 살펴보면 '혼자'라는 단어는 2014년 372회에서 2016년 697회로 1.8배 증가했고 '친구'라는 단어는 962회에서 6천299회로 6.5배 증가했다.

저작권, 작품 훼손 문제로 그동안 절대 불가능했던 미술 작품 촬영도 최근에는 허용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미술관에서 전시물을 관람한 뒤 인증샷을 찍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미술관과 함께 언급된 '인증샷'이라는 단어는 2012년 1천427건, 2014년 2천927건, 2016년 3천106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평소 바쁜 일상을 보내는 젊은이들을 위해 미술관이 밤에도 문을 여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해 여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주변 야시장과 연계해 오후 10시까지 미술관을 연 것이 대표적 예다.

미술관 야간 개관에 관한 SNS 언급량은 2012년 366건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1천37건으로 약 3배 늘었다.

야간 개관에 관한 사람들의 반응도 '가고 싶다', '보고 싶다', '기대' 등 긍정적 단어 언급 비율이 58%로 부정적 단어 비율(6%)보다 훨씬 높았다.

다음소프트는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서 먹거리, 놀 거리, 배울 거리, 쇼핑할 거리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미술관이 변신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부러 미술관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경희대학교 미술학과 최병식 교수는 미술관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에 시도한 아트샵, 카페 운영의 연장 선상에 있는 변화라고 진단했다.

콘텐츠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중화' 전략 중 하나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미술관은 비영리·공공적·항구적 목적 아래 운영되는 공간이며 이러한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시도는 환영할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법이라는 점은 동의한다. 다만, 지나친 대중화 전략이 미술관의 원래 운영 목적을 흔들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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