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정찬성, 두 번의 눈물…파이터의 눈물은 뜨겁다

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파이터의 눈물은 뜨겁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0, 코리안좀비 MMA)은 3년 6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한 뒤 두 차례 눈물을 보였다.

정찬성은 5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데니스 버뮤데즈(31, 미국)를 1라운드 2분 49초 만에 오른손 어퍼컷 한 방으로 KO시켰다.

첫 번째 눈물을 보인 건 승리 직후 옥타곤 위에서 가진 인터뷰 때다. 정찬성은 사회자 브라이언 스탠의 질문에 대답한 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지금의 '코리안 좀비'라는 파이터를 있게 해준, 인간 정찬성을 사람답게 만들어준 코리안탑팀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험난한 파이터 인생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정찬성은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코리안좀비 MMA와 친정팀인 코리안팁팀을 오가며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코리안탑팀 소속 김두환은 현지에서 정찬성의 훈련 파트너가 됐고, 경기 땐 세컨드를 봤다.

두 번째 눈물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보였다. 밝은 표정으로 씩씩하게 답변을 이어가던 그에게 한 기자가 질문했다. "공백이 길었다. 포기를 생각하거나 자신을 의심한 적은 없었나?"

정찬성은 "나도 시람인지라 '시대를 따라갈 수 있을까', '기술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됐다. 지금 눈물날 것 같다"고 애써 웃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촉촉해진 눈가를 손으로 몇 차례 훔쳤다.

파이터에게 3년 6개월의 공백은 크다. 사회복무요원(2016년 10월 제대)으로 근무해서 퇴근 후 매일 1~2시간씩 훈련했다고는 하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 비해 연습량과 실전감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상대는 랭킹 9위 강자. 팬들과 언론은 '복귀전에서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난 것 아니냐'며 고개를 갸웃했다. 스파링할 때 아픔을 느낀 적은 없었지만 수술·재활한 어깨 상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악조건과 마음 속 불안을 뚫고 복귀전에서 화끈하게 승리했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훌훌 털어냈다. 정찬성의 눈물이 뜨거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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