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 방황하던 내 삶에 악기가 말을 걸었다 ② 나를 꺼내준 한마디 "넌 원래 그런 애 아니잖아" ③ 국회서 꼭 외치고 싶었다…"우리도 할 수 있다" ④ 세상을 향해 '희망의 슛'을 날리다 (계속) |
부모님의 이혼으로 혼자가 된 뒤, 방황의 길로 접어들었다. 친구를 따라 비행을 저질렀다 법원에서 6개월간 사법형 그룹홈인 청소년회복센터에서 감호위탁 처분을 받게 됐다.
다빈군이 다시 웃게 된 것은 축구공 때문이다.
"축구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있었는데..."
다빈군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촉망받는 축구선수였다. 축구팀 '훈토스'를 통해 잠시 접어둬야 했던 자신의 꿈을 다시 꺼내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다빈군은 "외톨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났다. 저에게는 가족 같은 축구팀"이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창단한 축구팀 '훈토스'에 속한 14명의 선수들에게는 다빈 군과 같은 사연들이 숨어있다. 폭력·절도 등으로 청소년회복센터에 거주 중인 청소년을 포함해 학교 밖 청소년 14명이 뛰고 있다.
스페인어로 '동행'이라는 뜻을 가진 훈토스(JUNTOS). 탈선과 범죄에 노출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다시 세상과 동행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청소년회복센터와 유성꿈드림센터, 경찰,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이 힘을 모았다.
지난해 유성강변풋살장에 이어 올해는 이주욱 충남대 교수를 통해 충남대 운동장을 빌려 일주일에 한 번씩 훈련을 하고 있다.
훈토스 축구팀의 신동훈(19)군은 훈련 시간을 "가장 소중하고 기다려지는 시간"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어색했는데 이제는 사회에서도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동훈군은 말했다.
훈토스는 친선 축구대회 등을 통해 사회와의 접점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대전가정법원 축구팀과 가진 경기에서는 5대 3으로 승리하는 등 실력도 상당하다.
아이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청소년회복센터의 장부환 목사는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성취감과 자존감을 느끼고 인생에서 새로운 목표도 갖게 됐다"며 "창단한 지 반 년이 채 안 됐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