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화재로 목숨을 잃은 두피 관리사 강모(29·여)씨의 빈소가 차려진 동탄 한림대병원 장례식장. 강씨가 일했던 두피 관리실 단골 고객 중 한 생존자의 아버지가 빈소를 찾았다.
"생존자 아버지 말로는 원래도 친절했지만, 그날따라 더 친절했다고 하더라"며 "다 의식을 잃어가던 상황이라 차마 자기가 구해주지 못하고 손을 놓았다고…"
강씨의 숙모(52)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숨을 가다듬은 강씨 숙모는 "너무 아깝다. 어렸을 때부터 말썽 안부리고, 부모님께 토 한 번 안달고. 성실하고 착하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아이였다"고 강씨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강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곧장 취업해 사회로 나왔다.
두피 관리사 자격증을 딴 강씨는 두피 관리실 곳곳을 옮겨 다니며 성실히 일했다.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건 관리실을 내 운영하겠다는 포부도 있었다.
그런 강씨는 부모에게는 자랑스러운 딸이었고, 먼저 시집간 여동생과 대학생인 남동생에게 모범적인 언니이자 누나였다.
강씨의 아버지(57·자영업)는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다 보니 스무 살 나이에 취업해서 스스로 돈을 벌었다"며 "아빠, 엄마가 잘살지 못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이어 "매사에 긍정적이고 정말 착해서, 법 없이도 살 아이였다"며 "또 자기 조카만 보면 예뻐서 어쩔 줄 몰랐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4일 오전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짜리 부속 상가 건물 3층 옛 뽀로로파크가 있던 점포에서 철거작업 중 불이 나 강씨 등 남녀 4명이 숨졌다.
현재 동탄과 수원, 오산 등 3개 병원에 분산된 4명의 시신은 이날 오후 서울에서 국과수 부검이 끝나면 모두 오산 한국병원으로 옮겨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