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들어 표현의 자유를 억압 당해 온 문화예술인들을 주축으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 둥지를 튼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운영을 이어간다.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공연은 계속된다"는 것이 광장극장블랙텐트운영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운영위는 열네 번째 대규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배포된 유인물을 통해 "우리는 이 극장에서 연극의 공공성, 예술의 공공성, 극장의 공공성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자 합니다"라며 "박근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에서 세월호 희생자, (일본군) '위안부' 등 공동체가 함께 나눠야 할 이야기들은 지워지고 추방되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 광장에 극장을 세우고 지워진 목소리, 추방된 이야기를 불러들이고자 합니다"라며 "억압받는 자들, 약한 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것입니다. 차이와 다름을 존중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운영위는 "이 극장에서는 대립과 갈들조차도 더 나은 미래로 달려가는 동력입니다. 우리는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이 묻지 않았던 극장의 공공성에 대해 새로운 세계를 열망하는 광장 한복판에서 끝없이 묻고 물어 답을 구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영위는 아래와 같이 광장극장 블랙텐트의 역할과 가치를 전했다.
"하나.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박근혜 정부가 운영하는 국·공립극장들이 외면했던 동시대 고통 받는 목소리들에 귀기울이기 위해서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임시 공공극장입니다."
"하나.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각종 국가범죄 피해자들과 동시대 시민이 만나는 시민극장입니다."
"하나.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한국사회의 민낯을 직시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국가·사회·인간에 대해 질문하는 공론장입니다."
"하나.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예술가들이 광장의 시민들과 함께 연극의 미학적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실험극장입니다."
광장극장 블랙텐트 시즌2 공연은 다음과 같다. △씻김굿을 중심으로 한 진도 민중들의 개인사를 한국의 근현대사로 수용해낸 '씻금'(극단 돌파구), 6일(월)~9일(목) 오후 8시 △손배 가압류로 고통받는 해고 노동자들의 상황을 알리고 노동3권 보장을 위해 시민과 연극인이 처음으로 손잡고 올리는 '노란봉투'(극단 돌파구), 14일(화)~17일(금) 오후 8시 △세월호 참사 등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시간을 죽이고 있는 자들을 그린 '킬링타임'(여기는 당연히, 극장) △현대·민속 무용인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무대 '몸, 외치다!', 27일(월)~3월 2일(목) 오후 8시 △3월 3일에 33명의 예술가가 세월호를 기리면서 펼치는 304분 동안의 퍼포먼스 '삼삼한 날에', 3월 3일(금) 오후 5시.
광장극장 블랙텐트의 모든 공연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1인 최대 2매까지 번호표를 나눠주며, 공연 20분 전부터 번호순으로 입장한다. 문의는 광장극장 블랙텐트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theaterblack) 등에서 받는다. 후원·기부(우리은행 1002-256-380791, 예금주 이해성)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