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호남충돌 이어 4차 산업혁명 '격돌'

국민의당, 文 팹랩행에 "安 따라하나" vs 민주 "누가 실천할지 중요"

야권의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나란히 '4차 산업혁명' 관련 일정을 소화하면서 미래 먹거리 경쟁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달 22∼23일 나란히 호남을 방문해 야권 텃밭민심을 두고 격돌한 데에 이어 공교롭게도 이날 같은 주제로 정책 행보를 하면서 다시 충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퇴장 이후 '대세론'을 굳히려는 문 전 대표와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 구축을 노리는 안 전 대표의 셈법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팹랩(Fabrication Laboratory)'을 찾는다.

'팹랩'은 레이저 커터나 3D프린터 등 디지털 제작 장비들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실제 사물로 제작할 수 있는 공공 제작 공간으로, 문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1일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할 국가 컨트롤타워를 재구축하겠다고 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미래 산업에 대해서도 '준비된 후보'의 면모를 부각해 독주 체제를 굳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같은 시각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제4차 산업혁명 포럼 토론회'에 참석한다.

이 포럼은 여야 3당 비례대표 1번인 새누리당 송희경 민주당 박경미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이 결성한 것으로, 안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와 이후 국가경제 발전 방향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역시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다.

안 전 대표 측에서는 과학기술이나 첨단산업 등은 안 전 대표의 '전공분야'라면서 미래정책 대결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23일 광주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 될 것"이라면서도 "문 전 대표는 미래를 대비하기에는 옛날 사람"이라고 깎아내린 것도 이런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 전 총장 하차 이후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안 전 대표는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점점 끌어올리면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중도층 표심 결집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도 문 전 대표의 '팹랩' 방문을 두고 국민의당 측에서 "안 전 대표를 따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양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팹랩'은 안 전 대표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첫 공식선거 운동 장소로 택한 곳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정치 도의상 (안 전 대표가) 행사를 한 장소에 또 가는 것은 좀 그렇다. 따라 하는 것인가"라며 아예 '맞짱'을 뜨지 그러나"라고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여기가 누가 먼저 갔는지와 관계 없이 찾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누가 먼저 가는지가 아니라 누가 정책을 실천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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