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설 연휴 기간 공개된 맛보기 예고편이 큰 화제가 된 '싸이판'은 '사이비가 판치는 세상'의 줄임말로, 사이비 종교 집단의 문제를 진단하고 분별하자는 취지의 방송이다.
진행자는 변상욱 CBS 대기자이다.
이날 공개된 1화에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시사평론가 김용민 박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변상욱 대기자를 포함해 2인자라고 하면 서러워 할 입담꾼 3명은 최태민-최순실의 국정농단 근간에 있는 '사이비 종교'의 문제점을 낱낱이 폭로했다.
'사이비 종교'는 종교 내 문제만이 아니다. 사회가 불안정하고 미래가 불확실할 때 횡행하며, 종교를 넘어 심지어 사회의 건강성을 해친다.
'사이비 종교'는 개신교 이외의 종교를 칭하는 말도 아니고, 단어가 가진 의미 그대로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根本的)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말한다. 각 종교가 추구하는 본질에서 벗어난 것을 이야기한다.
최근 한국사회를 뒤흔든 국정농단의 주인공 최순실 역시 교회에 출석한다고 하지만 무당에게 자주 점을 보러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진우 기자는 "최순실 집안이 점을 좋아한다. 특히 숫자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데, 12월 12일은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날이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한 날이다. 그런데 그 날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신주평의 결혼 기념일이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 기자는 "(최순실은) 성형수술을 하는 날짜도 점쟁이에게 물었고, 정유라가 괌에서 남자를 만나면, 점쟁이에게 국제전화를 해 점을 보고 복채를 온라인으로 쏘기도 했다"면서, "(그렇게 점을 보는데도) 교회는 강남의 보수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심지어 헌금도 많이 내고, 담임목사에게 1주일에 한 번씩 밥을 샀다"고도 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현 국정농단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역시 사이비 종교인이었다.
최태민은 목사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그 전에는 승려였고, 무속인이기도 했다. 여러 종교에 적을 둔 최태민을 향해 김용민 박사는 "종합예술인이라는 말이 있듯이, 최태민은 종합종교인"이라고 비꼬았다.
최태민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육영수 여사 사망 이듬해인 1975년부터이다.
주 기자에 따르면, 최태민이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것과 관련해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육영수 여사 서거 후 실의에 빠져 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태민이 편지를 보내, 자신의 꿈에 어머님이 나왔다고 한 것.
또 다른 설은 75년 이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최태민에게 너무 의존해서 육 여사가 걱정했다는 것이다. 주 기자는 이 이야기를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신동욱 공화당 총재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 과정이야 어떻든 최태민은 75년부터 보수 기독교계를 움직이는 사실상 우두머리였다. 이를 두고 김용민 박사와 주진우 기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최태민을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1969년 삼선개헌 이후 기독교계가 보수와 진보로 갈라졌다. 김 박사에 따르면, 진보 기독교 교단들의 민주화 운동이 미국을 의식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는 상당한 부감이 됐다.
때문에 김 박사는 박 전 대통령이 보수 교계를 반공 코드로 규합하려 했고, 다른 한 축으로는 최태민을 이용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결국 최태민은 75년부터 구국선교단에서 활동하며 등 보수 기독교계를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편, 주진우 기자와 김용민 박사가 출연한 싸이판은 다음 주에 2화가 공개된다. 이후에는 다른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해 사이비 종교의 배경과 정치 권력과의 관계, 포교 전략, 교주 등 상층부의 비리 등을 폭로한다.
방송은 매주 금요일 팟캐스트를 통해 업로드되며, 인터넷과 모바일로 청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