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뚜렷한 우파 성향이 오히려 자기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병역면제, 엘시티(LCT) 의혹 등과 연루된 점은 도덕성을 강조하는 보수 후보로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지지율 돌풍 배경엔 '애국보수'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지난 1일 오후 JTBC 의뢰로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황 대행은 지지율 12.1%로 전체 주자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 대행 입장에선 순위로나 수치로나 현재까지 공개된 최고치다. 그간 여권에서는 황 대행의 지지 기반을 대구‧경북(TK) 지역의 '탄핵 반대' 여론 등 친박(親朴) 성향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10%를 넘어서면서 더 큰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역에서 체감하는 여론은 '지지율 이상'이라고 한다. TK 지역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설 연휴 기간 지역구민을 상대로 인기투표를 실시했는데, 고른 연령층에서 황 대행이 반 전 총장을 압도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TK에서 반 전 총장 낙마 전부터 이미 황 대행의 돌풍 조짐이 있었다는 얘기다. 인기의 비결은 '반박(反朴) 공세'에 굴하지 않고 저항했던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황 대행이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의 "최순실에 부역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공세에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던 것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벌인 설전 등이 TV를 통해 자주 방영되면서 '보수 투사' 이미지가 생겨났다고 했다.
◇ '병역면제, LCT 연루설(說)' 등 보수에 치명적 약점
하지만 상승곡선이 어디까지 이어질까에 대해선 여권 내부에서도 '확장성의 한계'를 지적하는 여론이 많다.
친박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행은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역임한 원죄가 있다"며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제2의 노무현 정부'를 만들려 하느냐고 각을 세우려 해도 더 실패한 정부의 후계자라 각이 잘 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수 후보로서는 치명적인 석연치 않은 병역 면제 과정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3차례 징병검사를 연기한 끝에 1980년 '만성 담마진'(두드러기) 증상으로 군 면제를 받았을 만큼 아팠는데도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의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은 "10년간 징병검사 받은 365만 명 중 담마진으로 면제를 받은 사람은 4명밖에 없다"고 공격했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특혜 의혹 중엔 투자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부동산 투자이민 대상 지정이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되지 않았던 지정이 박근혜 정부 들어 됐는데 2013년 당시 황 대행이 지정 소관부처인 법무부 장관이었다.
황 대행의 검찰 재직 당시 마지막 보직이 부산고검장이었던 점도 논란거리다. LCT 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영복 회장이 부산에 배치된 검찰 고위직에 전방위적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