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항마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그를 향했던 표심의 이동은 ‘반(反) 문재인’ 주자로 올라서는 흐름을 상정할 수 있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을 누가 얼마나 갖고 갈지가 분수령이다. ‘반(反) 문재인’ 정서를 기준으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반 전 총장의 ‘중도 보수’ 이미지로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각각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에게 일부 야권 표심이 향했다는 분석을 전제로 ‘중도’ 이미지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충청을 기반으로 한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득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반(反) 문재인’ 대척점에 황교안, ‘완주’ 불투명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설 직후인 지난달 30~31일 조사해 1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바른정당‧무당층(무응답층 포함) 등이 밝힌 ‘보수진영 대권주자 지지도’는 반 전 총장이 30.0%, 황 대행 20.7%, 유 의원 12.5% 순이었다.
황 대행은 바른정당 지지자들로부터는 유 의원에게 20.1% 포인트 뒤졌지만,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반 전 총장조차 제치고 39.6%로 1위를 기록했다.
범여권에서 새누리당이 차지하고 있는 지분이 바른정당을 앞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권 후보’로는 반 전 총장 다음이 황 대행인 셈이다. 최근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황 대행 지지층이 결집한 것도 두 사람이 ‘대체재’ 관계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황 대행이 실제로 출마를 선언해 완주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여권 내 관측이 엇갈린다.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을 유일호 경제부총리로 지목하고 대선에 뛰어들 경우 역풍이 거셀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유승민 ‘확장성’ 강점, ‘집토끼’ 약점
범(凡)여권 지지자들이 반 전 총장과 황 대행을 더 선호한 반면, 전체 응답자는 유 의원을 더 선호했다는 것은 ‘유승민 지지층’에 야권 성향의 표심이 상당수 반영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보수성향 유권자의 지지세가 떨어지는 점은 그가 내건 ‘보수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대선후보 경선 방식은 당원의 참여 비율을 50% 이상 반영하기 때문이다.
남은 반 전 총장의 지지율 중 보수성향이 많다면 황 대행에, 중도가 다수였다면 유 의원에게 각각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국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245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해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2.8%p, 응답률은 6.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