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씨는 지난달 25일 첫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는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억울하다"고 고함을 지르며 끌려가다시피 조사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 28분쯤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최 씨는 평소같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으며, 취재진을 마주하자 입가에 엷은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최 씨는 '유재경 대사 직접 면접했냐', 'ODA 사업 이권 챙긴 것 맞냐', '유 대사 인사나 미얀마 사업 이권 챙기기에 박 대통령도 개입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전날 오후 특검은 최 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이를 받아들인 서울중앙지법은 오후 늦게 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정부의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과정에서 최 씨가 부당하게 사익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미얀마 순방을 앞두고, 미얀마에 760억 원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짓는 'K타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당시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던 A 사를 대행사로 선정하는 대가로 지분을 챙긴 정황을 확보했다.
사업이 진행돼 A 사가 수익을 내면 최 씨가 일부 이득을 취하는 구조다. 특검은 "사업은 무산됐지만 알선의 대가로 금품이 오가기로 약속만 돼 있어도 알선수재로 의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씨는 K타운 프로젝트 사업 추진을 위해 입맛에 맞는 미얀마 대사 교체에 관여, 유재경 전 삼성전기 전무를 직접 면접하고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사의 임명시점은 지난해 5월로 K타운 사업이 추진되던 시점과 겹친다. 특검은 최씨가 자신이 추천한 유 대사를 통로로 삼아 760억 원 규모의 K타운 사업에서 사익을 취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특검 수사를 받은 유 대사도 최씨와의 관계를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 씨를 상대로 유 대사를 대사로 추천한 이유, 대통령에게 직접 추천을 했는지, ODA사업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특검팀은 최 씨를 체포 후 48시간 동안 강제 조사할 수 있다.
최순실은 지난달 25·26일 조사 때도 묵비권을 행사하고 특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최 씨는 이번에도 묵비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