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한인 불법체류자들 어쩌나…미국 교민사회도 불안

트럼프 반 이민 행정명령 불똥 떨어질까 불안…외교당국은 "큰 변동 없을 것"

한 미국 교민지(紙)의 헤드라인. 미국 교민사회에서도 트럼프 반(反) 이민 행정명령 발동을 계기로, 이민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 장규석 기자)
"트럼프 이민단속 본격화"

미국 워싱턴D.C 외곽 버지니아 주의 한 한인마트에 놓여있는 모 교민지의 헤드라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한인 교민사회에 가뜩이나 이민 단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지난 주말 떨어진 반(反) 이민 행정명령이 이런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일단은 이슬람권 7개 나라의 국민들의 입국만 전면 불허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반 이민 행정명령의 여파가 어디까지 퍼져나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게다가 트럼프 취임 직후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 이민국 경찰 증원 등 이민 단속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지 교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20만명에 달하는 미국내 불법 체류 한인 문제다. 트럼프는 불법체류자 추방을 대선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이번 반 이민 행정명령을 강행하는 트럼프의 모습을 보면서 불법체류자들과 이웃으로 맞대고 지낼 수 밖에 없는 교민사회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에 사는 한 교민 부부는 "자녀가 신분이 해결이 안 되거나 부모가 해결이 안 되거나 그런 경우가 많은데, 많이 불안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불법체류자들이 면허증 발급도 안되고 해서 어려움이 많은데 이번에 (행정명령이) 발표되는 바람에 더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인을 고용하라(Hire American)"고 취임사에서 강조한대로 트럼프가 미국 취업비자 심사를 한층 강화하거나 아예 막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당국자는 "우리나라 국민의 비자 발급이나 이민 정책에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권 7개국 국민에 대한 한시적 입국 금지를 놓고도 미국이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반 이민 명령을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행정명령에 반기를 든 법무장관 대행까지 전격 경질하며 반 이민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할 때, 안심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시각이 이곳 교민 사회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31일 저녁 8시 (한국시간 1일 오전 10시),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우리나라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합쳐놓은 것으로, 미국 헌법을 해석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연방대법원의 해석에 따라 미국의 정치도 크게 요동친다.

9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 대법관은 종신직으로 큰 문제가 없는 한 사망할 때까지 법관직을 유지한다. 때문에 지금 대법관 자리가 하나 비어있는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정치적 지위를 강화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카드인 셈이다.

어떤 이념성향의 대법관이 임명되느냐에 따라 그동안 ‘이민자의 나라’라는 국가 정체성을 유지해왔던 미국의 향방도 정해지게 되기 때문에, 이번 미 연방대법원 대법관 지명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