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비수기 물렀거라"…틈새 겨냥 신작 연극 봇물

'베헤모스', '남자충동', '밑바닥에서' 주목

2~3월은 비수기라는 공연계의 속설이 뒤집어지고 있다. 제작사도 극장도 이 기간을 피하고자 하는 게 불문율인데, 2~3년 사이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추세이다.

모든 작품이 그러한 것은 아니고, 틈새시장을 겨냥한 작품들이 활기를 띈다.

'로맨틱 코미디'와 같은 대중성 있는 작품보다, 작품성 있는 공연에 목말라하는 마니아들을 겨냥한 장르물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 올 2월 공연을 앞둔 작품들 역시 이같은 흐름에 있다.

◇ 연극 <베헤모스>


<베헤모스>는 재벌가의 아들에게 벌어진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그를 변호하는 자와 응징하는 자의 파워 게임을 통해 악의 순환을 그린다.

작품의 원작인 KBS 드라마 스페셜 <괴물>(대본 박필주, 연출 김종연)은 방영 당시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호평 받으며, 2015년 제 49회 휴스턴 국제영화제TV영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돈과 권력 앞에서 어느 누구 하나 다르지 않은 인간의 추악한 속물근성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과연 누가 괴물인지, 우리는 그들과 과연 얼마나 다른지에 대한 씁쓸한 질문을 던진다. 2월 1일부터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창작산실’의 2016년 연극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연극 이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질문, 즉 창조론과 진화론 어느 쪽이 타당한가?”라는 주제로 정치, 사회, 종교, 예술 등 각계 인사들의 토론으로 작품이 시작된다.

각자의 종교나 학문에 대한 신념이 확실한 모든 패널들은 결국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토론이 아닌 그저 이기기 위한 토론을 펼치게 된다. 서로 물러설 의지가 없는 패널들의 모습은 웃음과 동시에 안타까움도 선사한다.

거기에 각자 토론에서 이기기 위해 내뱉는 과학적 종교적 지식의 향연은 지적 즐거움을 더한다. 2월 10일부터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 연극 <혈우>

힘의 정치가 만연했던 고려 무신정권 말기를 다룬 연극이다. 후계 구도에 있던 김준과 최의의 다툼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2016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부문에 우수작품제작지원으로 선정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고려무신정권의 ‘싸움’은 미화의 대상이 아닌 처절하리만큼 생사가 갈리는 장으로, ‘힘의 정치’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무협활극’이라는 장르를 구축했다.

26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강렬한 액션 연기로 지금까지 본적 없는 강렬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2월 11일부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 연극 <남자충동>

배우 류승범의 연극 데뷔작으로 요즘 가장 유명한 연극이기도 한 <남자충동>은 연출가 조광화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이벤트 ‘조광화 전’의 첫 번째 작품이다.

1997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과 대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휩쓸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남자의 역할과 모습에 대한 사회적 이데올로기에 반기를 드는 연극 <남자충동>은 알파치노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 ‘장정’과 그 주변인물들을 통해 남자들의 힘에 대한 뒤틀린 욕망고 허세 등을 통렬하게 풍자하며 진정한 남자다움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2월 16일부터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

◇ 연극 <밑바닥에서>

김수로가 선택한 첫 번째 고전 연극이다.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막심 고리끼의 원작을 배경으로 한다.

싸구려 지하 여인숙을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 출신의 부랑자들이 서로 뒤엉키며 행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암울한 모습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현대 사회의 혼란 속에서 '존엄'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려는 루까와 여인숙 사람들의 희망에 대한 상처를 이야기한다.

러시아에서 민중의 아들, 민중의 작가라고 불리는 막심 고리끼는 실제 밑바닥 삶을 살기도 했던 만큼 작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월 9일 드림아트세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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