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차은택, 같은 사람이 지시하는 것 같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최순실·차은택과 연락하기 위해 차명폰 사용"

'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61) 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최순실 씨와 차은택 씨가 미르재단 사업과 관련해 사실상 같은 지시를 내렸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은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김 사무부총장은 '최 씨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인지 차 씨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인지 기억이 불명확한 이유가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같은 사람이 지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사무실 마련 등 미르재단 사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두 사람의 지시를 받았지만, 사실상 지시 내용이 동일했다는 것이다.

차은택 前창조경제추진단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특히 차 씨에게 보고한 내용은 곧바로 최씨에게 전달됐고, 최 씨는 미르재단 설립 초기 "나에게 연락 좀 하라고 차은택에게 말하라"는 전화통화를 김 사무부총장에게 자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사무부총장은 또 미르재단 설립 전부터 두 사람과 연락하기 위해 차명폰을 사용하고, 이들의 지시로 두 차례 연락처를 바꿨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차 씨가 이야기해서, 이후에는 최 씨가 '바꿨으면 좋겠다'고 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면서 두 차례 모두 최 씨와 차 씨도 함께 전화번호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그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보안'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김 사무부총장의 설명이다.

한편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3차례 만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사무부총장은 "최 씨와 최 전 총장을 3번 만났다"며 당시 에콜페랑디 사업 관련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에콜페랑디 사업은 최 씨가 미르재단을 통해 프랑스 요리 학교를 이화여대에 설립하려고 추진했으나, 공간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 전 총장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 씨를 정유라 씨의 어머니로만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은 위증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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