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씨로 고뇌의 결단"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며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갑론을박이 뜨겁다. 박사모 회원들은 그를 '열사'라고 부르며 유족의 동의도 없이 서울시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활동…자살 암시했다는 주장도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복도식 아파트 난간에서 '탄핵 가결 헌재 무효'라고 쓴 태극기를 양손에 각각 흔들면서 뛰어내렸다.
당시 경비원이 A 씨를 발견하고 투신을 만류하려 다가갔으나 막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투신 사실을) 몰랐다. 가족은 집에 있었고 이 사람은 밖에 나와 있다가 투신한 거라…"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 씨 유족은 "자살한다고 문자를 보냈으면 방지해야지"라며 "박사모 회원에게 (자살 예고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정광용 대변인은 지난 29일 박사모 카페에 긴급성명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애국동지의 고귀한 뜻은 이어받아야 한다", "생명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 부디 자중자애하시고, 우리 함께 죽을 힘을 다하여 거짓과 어둠의 세력과 싸우자"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30일 오후, 탄기국 측은 이날 오후 7시께 서울시청 광장에 A 씨의 분향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 유족·서울시 반대에도 분향소 설치 '강행'
탄기국 측은 A 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유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겠다고 고집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설치를 불허하자 박사모 카페에 "세월호 천막·분향소부터 철거하라"는 성명을 지난 30일 냈다.
정 대변인은 이 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처음부터 서울 시정의 균형 감각을 통째로 상실한 상태로 도저히 묵과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며 "설치 합법 여부를 논하려거든 광화문에 설치된 세월호 분향소의 철거부터 논하라"고 주장했다.
31일 오전에는 "서울시청 광장 애국텐트에 연평해전·천안함·애국열사님의 분향소가 설치됐다"는 글이 게재됐다.
탄기국 관계자는 "유가족의 동의를 받지 못해 영정사진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이번 주말까지 동의를 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향소는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천막이 사라지기 전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향소에는 천안함 폭침, 연평해전 당시 숨진 장병들의 위패도 마련됐다.
뉴스1에 따르면, 탄기국 관계자는 "유가족들하고는 아직 상의가 안 됐는데 자제분은 좌파성향인 것 같고 돌아가시기 전에 말다툼했다고 들었다"며 "(분향소 설치는) 가족들과는 상관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족의 동의를 얻지 못했으나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뉘앙스다.
유족 측은 "우리는 (분향소 설치를)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 "박사모 분향소 설치 불허…텐트도 철거하라" 요구
31일 서울시 강태웅 대변인은 "시는 퇴거를 여러 차례 요구했고, 아울러 (행정) 대집행 계고까지 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세월호 천막은 (박사모가 설치한) 분향소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세월호 유족은 (참사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다. 또, 시에서 요구하고 유족이 응해 광화문 광장 남쪽만 사용하도록 정리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서 지난 30일 "과거 분향소를 설치한 사례를 보면 국장이나 국민장이었다"며 "세월호 참사 때는 당시 안전행정부에서 전국 시·도에 분향소 설치를 요청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 누리꾼 반응 두 갈래
'kgbj****'는 "좌우를 분열시키려는 게 당신들의 목적이자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향소 설치 강행을 비판했다.
반면 박사모 회원들은 고인을 열사로 지칭하면서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자********'는 "박 대통령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씨로 고뇌의 결단을 내리신것은 너무도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고 적었다.
'이**'는 A 씨를 '열사'라고 칭하며 "열사님의 뜻을 살아있는 우리가 꼭 지키겠다. 탄핵 무효, 탄핵 기각, 박 대통령 복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