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최순실, 미얀마 사업에서 꼬리 밟히나

알선수재 의혹…유재경 미얀마 대사 소환, 인사개입 의혹 조사 방침

‘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1)씨가 25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에서도 각종 이권을 챙기기 위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최씨는 미얀마에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현지 대사까지 직접 면접을 보고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외교부 인사에서도 최씨가 개입한 정황을 새로 확보한 만큼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와의 공모 관계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검은 아울러, 31일 오전 최씨가 입김을 넣어 교체된 것으로 알려진 유재경 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 특검은 유 대사를 상대로 최씨가 대사 임명 과정에 개입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특검은 전날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최순실씨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과정에서 개인적 이익을 취득한 혐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미얀마에서 추진된 'K타운 프로젝트' 과정에서 최씨가 개입해 사익을 챙긴 정황을 특검이 새롭게 포착한 것이다.


'K타운 프로젝트'는 정부가 "미얀마에 한류 붐을 일으키겠다"며 현지에 760억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지어주고 한류 기업들을 입점시키겠다는 사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최씨가 현지에서 사업중이던 A씨의 회사를 해당 사업 대행사로 선정하는 대가로 상당한 지분을 챙긴 정황이 특검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K타운 프로젝트에서 A씨가 수익을 올리면 지분을 보유한 최씨도 수익을 얻게 되는 구조인 만큼, 최씨가 원조금을 노린 것으로 보고 특검은 최씨에게 알선수재 혐의를 추가했다.

특검은 조사 도중, 최씨가 해당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당시 미얀마 대사 교체에 입김을 넣은 정황도 포착했다.

특검이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과 관련자들의 진술 등에 따르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삼성 출신 임원을 미얀마 대사로 보내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교체된 대사는 지난해 5월 부임한 유재경 전 삼성전기 전무다.

당시 외교관 경력이 없는 대기업 임원이 대사로 임명된 건 외교부 인사상 전례가 없던 일이라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검은 지금까지의 국정농단 수사 결과를 종합할 때 삼성이 수년간 최씨를 물밑 지원한 정황 등으로 미뤄 미얀마 대사 임명에도 최씨가 관여했다고 판단,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또 관련 조사 과정에서 "최씨가 지난해 초 유 대사를 직접 만나 면접을 본 뒤 청와대에 추천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외교부 인사에서도 최씨가 개입한 정황을 새로 확보한 만큼 박 대통령과 최씨와의 공모 관계 입증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검은 관련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이날 최씨에게 출석을 요청했으나 최씨는 응하지 않았다.

특검은 이르면 이날 알선수재 혐의로 최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