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지나자 현실화된 빅텐트에 정치권 촉각

安‧潘, 빅텐트 펴기 경쟁에 민주, 일축…국민, 반색…새누리‧바른, 예의주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자료사진)
설 연휴를 계기로 여야 잠룡들이 전방위 접촉을 벌이며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을 아우르는 이른바 '빅텐트' 구상에 불을 붙이고있다.

일단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각각 자신을 중심축으로 한 경쟁에 나섰다. 당분간 이들의 각축 속에 빅텐트론의 크기와 세기가 어림짐작될 것으로 보인다.

◇ 반기문, 여야 킹메이커와 잇단 회동…안철수, 광폭행보 예고

범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총장은 여야를 넘나드는 행보로 '빅텐트' 현실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반 전 총장은 30일 서울 모처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전격 회동하며 ‘중도보수 빅텐트’를 가시화한 상태다.

반 전 총장은 전날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도 만나 '분권형 개헌 추진'에 뜻을 모았고, 설연휴 직전인 지난 27일에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만난 사실도 공개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한 빅텐트 펴기에 분주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경우는 국민의당을 구심점으로 한 ‘중도진보 빅텐트’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정운찬 전 총리와 전격 회동하고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안 전 대표는 "국가경영을 위해 서로 힘을 합할 수 있는 분들은 최대한 (힘을) 합하는 방향으로 갈 것"(송기석 비서실장)이라며 광폭행보를 예고한 상태다.

박지원 대표 역시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에) 입당을 원한다고해도 받을 수 없다"면서도 연대 불가 시점은 '현재', '지금'으로 한정했다. 반 전 총장의 변화 여부에 따라서는 연대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 민주당 "빅텐트, 기둥도 못 박고 민심에 날아가 버릴 것"

사실상 '반문재인 전선'을 염두에 둔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빅텐트는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이합집산"이라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단언컨대 빅텐트는 기둥도 못 박고 날아가 버릴 것"이라며 '정계 빅뱅' 가능성을 일축했고, 전해철 최고위원 역시 "정권교체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개헌만 매개체로 하는 제3지대가 어떤 희망을 주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는 대세론이 이어진다면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손학규 의장과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까지 두루 만난 반기문 전 총장은 다음 달쯤에는 제3지대와의 연대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 전 총장이 뚜렷한 거취를 정하기 전까지는 빅텐트론이 사그러지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설 연휴 직전 손학규 의장을 만난 박지원 대표 역시 연휴 이후 손 의장과 추가 회동 계획을 밝힌 상태이고, 안철수 전 대표 역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조만간 만나겠다고 밝히며 광폭행보를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은 반 전 총장 영입을 목표로 하며 일단은 빅텐트론과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보수를 기반으로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는 '보수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경우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표면적으로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빅텐트 '지분 참여'를 위한 물밑 탐색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