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미국특허청(USPTO)에 출원해 26일(현지시간) 공개된 애플의 새로운 특허는 고온을 이용해 특정 물질을 증기로 변환시키는 기화 장치로 냉각을 최소화 시켜 증기량과 증발 속도를 극대화 시키는 것에 중점을 둔 증발 기술이다.
그동안 첨단 기술에 대한 다양한 특허를 출원했던 애플이 전자담배 제품이라도 내놓으려는 것일까.
미국 IT매체 맥월드, 더버지 등에 따르면, 과거 애플의 맥OS 개발자였던 맥 윌리암스는 애플을 떠나 허브나 담뱃잎 등을 태워 피우는 기기를 만드는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창업했다.
이 제품은 대류를 이용해 기화기 챔버의 공기를 순간 400도로 가열하는 하이엔드 장치로 디자인과 성능,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내 기화기 시장에 주목을 받았다.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제품을 사용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스탠포드대에서 제품디자인과 기계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제임스 먼시스와 아담 보웬이 창업한 팍스랩이 내놓은 디지털 기화기 제품 '팍스'는 '기화기(vaporizers)계의 아이폰'으로 불리며 미국내에서 큰 인지도를 얻었다.
2세대 제품인 '팍스2'까지 나온 이 제품은 온도와 가속도 센서가 탑재되고 흡연자가 입을 가져다 대면 이를 감지해 스스로 가열장치가 작동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액상 대신 담뱃잎이나 허브 등의 건초 등을 태워 피울 수 있는 기화기(Vaporizer)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맥월드는 "이미 '기화기의 아이폰'이라고 주장하는 두 가지 제품이 나온 것을 보면 애플의 기화기 개발 계획은 더 현실적인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더버지는 조금 다른 해석을 내놨다. 애플의 이 특허 장치가 '전자담배'일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기화기는 공기청정기를 포함해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기술센터는 자사 S 클래스 차량을 위한 최초의 '자동차 실내 향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폴란드의 홀로그램 전문 기업인 레이아 디스플레이 시스템(Leia Display System)은 얇은 막 형태의 수증기를 이용한 홀로그램를 선보이기도 했다.
상상력을 더하면 차량 안에 기분 좋은 향수 물질을 기화시키고 이를 활용한 증기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애플의 이 기화기가 정확히 어디에 사용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반투명 전화기, 플렉서블 아이패드 커버 디스플레이, 종이 봉투와 같은 독특한 특허를 다수 출원한 바 있어 결과물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