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하나에 500원, 찜질방서 자며 일해요"

25년 만에 택배노조 출범, 김태완 전국택배노조위원장

- 낮은 수수료 만회하려 장시간 노동
- 택배노동 4만5000명, 대부분 '특수고용'
- 노조 가입하면 계약해지 협박도
- 난로·선풍기 없는 작업환경 개선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1월 26일 (목)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태완 위원장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 정관용> 설 명절 맞아서 지금 고향 가고 계신 분들 많으시죠. 고향 가시면 오랜만에 가족들과 푹 쉬실 거고요. 그런데 이 명절 연휴에 유난히 바빠지는 분들 바로 택배기사분들. 우리는 무료배송, 총알배송, 주말배송 아주 편리하게 택배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그 택배노동자분들은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박봉에 시달리며 일을 해오셨대요.

이번에 처음으로 전국택배노조가 출범을 했습니다. 택배노조 위원장 오늘 스튜디오에 특별히 초대했습니다. 김태완 위원장님, 어서 오십시오.

◆ 김태완> 반갑습니다.

◇ 정관용> 김태완 위원장님은 몇 년 정도 택배일 하셨어요?

◆ 김태완> 저는 4년 했습니다.

◇ 정관용> 4년. 전국에 택배 노동자 숫자가 얼마나 됩니까?

◆ 김태완> 한 4만 5000명 정도 됩니다.

◇ 정관용> 4만 5000. 택배노조 출범이 1월 8일이던데 지금 조합원이 몇 명 정도입니까?

◆ 김태완> 지금 조합원 이제 막 신생하는 거라서 말씀드리긴 어렵고 저희가 네이버 밴드에 택배기사 권리찾기 모임이라는 걸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 한 3000여 명 가까이 지금 모여 있습니다.

◇ 정관용> 3000여 명이 아직 다 노조 가입하신 건 아니고?

◆ 김태완> 예. 그런데 대체로 거기서 서로 일하는 환경이라든가 고충이라든가 서로 이야기 나누는 거죠.

◇ 정관용> 그런 분들이 3000여 명. 이분들을 일단 조합원으로 조직하는 게 목표겠군요.

◆ 김태완>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처음 만들어졌어요, 택배노조는?

◆ 김태완> 그렇죠. 25년 만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거고. 가장 커다란 의의는 어쨌든 전국적으로 이런 게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자기 권리를 행사하려는 모임이. 이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진작 만들어졌어야 돼요, 사실. 우리 위원장님이 노조 출범하는 날 각시탈을 썼다고요.

◆ 김태완> 각시탈을 썼던 건 노조 만들려고 하니까 회사에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위협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쨌든 신변을 보호해야 되는 이런 측면도 있었고 저희가 뭘 하고 좋은 얘기를 주장하려고 하면 언제나 계약해지의 위협을 받거든요. 그런 사실도 외부에 알리고 그러자는 취지였죠.

◇ 정관용> 김태완 위원장님은 지금 현재도 택배일을 하고 계세요? 아니면 계약 해지당했습니까?

◆ 김태완> 이거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약 해지를 당했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노조 만든다는 걸 알고 해지한 거예요, 어떻게 된 거예요?

김태완 전국택배노조위원장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김태완> 그러니까 노조 만든다는 그런 흐름은 감지를 회사에서 했을 것 같고. 그거보다는 저희들이 분류작업이 오후 늦게까지 지속이 되면서 이 부분을 개선하자고 요구를 계속했었습니다. 그걸 제가 나서서 하다 보니까 저희 같이 일하던 대리점 식구들이 그런 주장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걸 문제 삼아서 계약해지를 한 거죠.

◇ 정관용> 4만 5000이라고 하셨는데 저희가 보면 집집마다 현관문에 띵동하고 오시는 분들만 우리는 본단 말이에요. 그분들 말고도 또 어떤 일들을 하시는 분들입니까?

◆ 김태완> 여러 분들이 계시는데 제가 잠깐 소개를 드리면 저희가 물건을 보내는 업체에 그리고 개인들에게 택배기사가 방문해서 물건을 집하를 합니다. 그 집하한 물건을 지역의 터미널에 대기 중인 간선차량에 상차를 하게 되고요.

간선 차량은 보통 11톤 또는 트레일러라고 불려지는데 이러한 간선 차량이 대전, 옥천, 청원, 용인 등의 허브터미널로 이동하고 거기서 하차를 해서 각 지역에서 배송할 수 있도록 분류하고.

다시 간선 차량에 상차하면 또다시 각 지역으로 출발하게 되는 거죠. 간선 차량이 각 지역 터미널에 도착하면 거기서 택배기사들이 물건을 분류하고 자신의 배송구역 물건을 차량에 싣고 이를 마치면 고객에게 배달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 필요한 인력은 크게 집하와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기사. 그다음에 간선차량에 물건을 상하차 분류하는 분류노동자. 그다음에 간선 차량 기사 이렇게 크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면 전국 각지에서 택배를 보내는 사람들한테 찾아가서 걷어와야 되고 그래서 그걸 이제 큰 트럭에 싣고 전국의 몇 군데 거점으로 모아놓고 다시 그걸 분산해서 더 작은 데로 가고 그다음 일일이 분류하고. 그걸 싣고 또 집집마다 찾아가고 아, 이런 구조로군요.

그런데 그 노동자분들의 신분이 지금 현재 우리 택배회사 제일 큰 게 CJ대한통운인가요? 그럼 그런 대기업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는 몇 프로나 되고 나머지는 어떤 관계로 계약이 돼 있습니까?

◆ 김태완> 대부분이 다 특수고용노동자로 택배기사들은 돼 있고.

◇ 정관용> 특수고용노동자.

◆ 김태완> 그래서 계약관계로 돼 있죠, 자영업자 신분으로 돼 있죠.

◇ 정관용> 한 분, 한 분이 개인사업자.

◆ 김태완> 예, 그래서 이분들이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대리점이 본사와 계약을 맺는 이런 구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예를 들면 CJ대한통운이 대리점들을 전국에 두고 있고. 대리점이 택배기사 한 분, 한 분하고 다 계약을 맺고 그런 방식으로.

◆ 김태완> 그런데 계약 방식은 그렇게 돼 있는데 실제 계약한 과정, 내용을 들여다 보면 본사에서 다 결재를 하게 돼 있어요. 택배기사 한 명 채용하는 것도 본사에서 결재가 나와야 그 사람이 일을 할 수 있게 돼 있고 그리고 업무지시 그다음에 업무관리 매뉴얼 이런 게 본사에서 다 마련돼 가지고 사실상 대리점들은 관리하는 정도인 거죠.

◇ 정관용> 본사의 지점이라고 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사실은?

◆ 김태완> 지점은 따로 있고 그 지점 안에 또 대리점이 있는 형태예요. 그래서 사실상 말씀하신 것처럼 지점이라고도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왜 직접 고용을 안 하고 이렇게 대리점 그다음에 계약, 개인 사업자 신분. 이렇게 합니까?

◆ 김태완> 비용을 줄이는 게 크다고 보여져요. 실제로 이 택배사들이 운영하는 시스템을 보면 봉이김선달식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건데 모든 위험부담을 다 도급사나 택배기사들에게 전가시키는 거죠.

◇ 정관용> 대리점이나 기사들에게 전가하고.

◆ 김태완> 물건이 파손나도 다 택배기사 책임이고 그 물건이 변질돼도 택배기사 책임이고 물건이 없어지면 또 택배기사 책임이고 그것이 중개 과정에서 중간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도급사 책임이 되고. 그래서 사실상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 정관용> 직접 고용을 하게 되면 사실 본사가 책임져야 되는 거고.

◆ 김태완> 다 책임져야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4만 5000명 노동자 거의 대부분이 이런 관계예요? 직고용은 정말 거의 없다?

◆ 김태완> 예전에는 직고용이 대부분이었는데 97년 IMF 이후부터 대대적으로 다 이런 관계로 바뀌었던 거고 현재는 제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 3~5% 정도가 직영 기사들. 그분들은 저희랑 똑같은 일을 하고 계세요.

◇ 정관용> 그런데 3%, 5%밖에 안 된다.

◆ 김태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이런 식으로 대리점과 개별 계약관계라고 하면 노조 가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계약 해지 이렇게 되겠네요.

◆ 김태완> 그렇죠. 그러니까 노조 가입했다고 하면, 하기 직전까지는 가입하면 해지할 거야 이렇게 협박을 하고. 그런데 실제 가입이 드러났을 때 그것이 어떤 위협이 되거나 이런 게 아니면 또 놔둬요. 오히려 그걸 해지하면 문제가 되니까.

◇ 정관용> 법적으로 문제제기할까 봐.

◆ 김태완> 그러다가 또 나중에 이분들이 좀 많아져 가지고 문제를 일으키면 또 문제의 소지가 커질 것 같으면 계약 해지하겠다 이렇게 하고 문제의 소지가 커질 것 같지 않으면 또 놔두고 이런 아주 긴장관계가 유지가 되는 거죠.

◇ 정관용> 김태완 위원장님은 계약 해지 상태라고 그랬잖아요. 노조 준비하는 과정 또 출범 이후에 김태완 위원장처럼 그렇게 해지된 사람들이 많습니까?

택배노조 출범식 (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페이스북)
◆ 김태완> 없죠.

◇ 정관용> 아직 없어요?

◆ 김태완> 예. 왜 그러냐 하면 이전에는 저희들이 혼자 있다 보니까 바른 소리 한마디만 해도 늘 계약 해지 위협에 시달렸어요. 그리고 그 얘기를 들어도 어디에 가서 얘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회사가 위협을 많이 했는데 저희가 창립대회 직전에 민주노총이라든가 그다음에 국회의원이라든가 변호사님들 다 모셔다가 기자회견을 먼저 했거든요. 계약 해지하면 할 수 있는 걸 다하겠다. 그러니까 이런 일이 없었던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역시 모여야 힘이 생깁니다.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그렇게 개인적으로 계약이 된 분들은 택배 한 개당 얼마, 이런 식으로 돈을 받는 거죠?

◆ 김태완> 네, 그렇습니다. 건당 수수료로 받습니다.

◇ 정관용> 얼마나 됩니까, 그게?

◆ 김태완> 회사마다 좀 다른데. CJ대한통운은 800원 정도를 지금 공식적으로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개당 800원.

◆ 김태완> 그런데 이게 대리점 체제로 쭉 바뀌는 과정에서 대리점 수수료라는 게 또 생기게 돼요. 그리고 그 800원에서 부가세라는 것도 존재하게 되고 그 택배 단가도 계속 떨어지면서 이게 배달 수수료에는 커다란 영향을 안 미치는데 집하 수수료에는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상 건당 500원 내외 수수료밖에 못 가져가는 형태가 되는 거죠. 택배기사들은 이걸 만회하려고 물량을 많이 하려고 노력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장시간 노동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일 시작할 때 한 4년 전만 하더라도 밤 10시, 11시까지 하는 거는 택배 처음 시작하던 기사들이나 아니면 명절 때나 있는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평상시에도 10시, 11시 하는 게 아주 흔한 일이 되어버렸죠.

◇ 정관용> 그러면 4년 전에도 그래도 500원보다 액수가 더 있었어요?

◆ 김태완> 그러니까 4년 전에는 대리점이 전체적으로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회사와 자영업자 신분이라 하더라도 직접 계약되어 있는 사람들하고만 하고. 그러다 보니까 대리점 수수료라는 게 없었던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800원을 다 챙길 수 있었다. 부가세 빼더라도 칠백 몇 십원 이렇게.

◆ 김태완> 그렇죠. 그런데 대리점에 들어가버리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4년 지나면서 올라가기는커녕 줄이든 거네요.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이게 무거운 거건 가벼운 거건 개당 단가는 똑같아요?

◆ 김태완>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 그런데 평균적으로 보면 맞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면 하루에 보통 몇 개를 해야 되는 겁니까?

◆ 김태완> 제가 처음 시작할 때는 한 200개 내외 이렇게 하면 많이 한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250개 정도는 평균적으로 해줘야 어느 정도 맞출 수가 있는 거고 그리고 저희가 물량이 평균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화요일이나 수요일이나 목요일날 집중적으로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평균 250개를 맞추려면 화요일,수요일, 목요일에는 300개에서 350개 정도를 하게 돼요. 그러면 이제 밤 10시, 11시까지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휴일은 있어요?

◆ 김태완> 휴일은 빨간날만 휴일인데 저희들은 이제 사실상 휴일이 없다고 봐야죠. 왜냐하면 가족이 있는 분들은 거의 아침 7시에 나가고 그다음에 밤 11시에 들어오면 자녀들 얼굴을 볼 수가 없어요. 그러면 일요일날이 유일한 날인데 그날 잠자고 이럴 수가 없는 거죠. 아이들하고도 얘기를 나눠야 되고 돌봐야 되고 하니까 사실상 거의 쉬지를 못한다고 보시면 되죠.

◇ 정관용> 이렇게 평균 잡아서 하루에 250개를 하면 물론 그런데 또 택배차량의 기름값이니 식사비니 이런 것도 전부 자기 비용이잖아요.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한 달에 수입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 김태완> 저희가 지난해 12월 4일날 국회 토론회에서 이제 설문조사, 택배기사들 설문조사한 걸 발표를 했습니다. 거기에 의하면 이제 평균 한 320만원 정도 버는 것으로 나와요. 그런데 하루 평균 14시간을 일한다는 것을 감안하게 되면 사실상 최저임금보다 한 20만원 정도 더 버는 거죠.

◇ 정관용> 초과근무가 그렇게 많으니까.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게다가 차량이 또 노후되고 그러면 자기 돈으로 고쳐야 되고.

◆ 김태완> 그렇죠. 차량을 바꾸게 되면….

◇ 정관용> 바꾸는 것도 자기 돈으로 사야 되고.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이게 320만 원이 전부 벌이가 아닌 거죠.

◆ 김태완> 그럴 수도 있죠.

◇ 정관용> 뭐 일부 기사를 보니까 복장 지시는 하면서 옷은 안 사준다면서요.

◆ 김태완> 맞습니다.

◇ 정관용> 옷도 자기가 사야 돼요?

◆ 김태완> 그렇죠. 그러니까 옷도 그렇고….

◇ 정관용> 제복이에요?

◆ 김태완> 네, 유니폼인데 이것도 몇 년 전까지는 이렇게 막 강요하지 않았어요. 최근 들어서 강요하는 거죠. 사라고.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제 또 차량 도색 문제예요.

◇ 정관용> 도색?

◆ 김태완> 요즘에 오면 예전에는 택배차량들이 그냥 하얀차로 도색없이 다녔잖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롯데니 CJ 대한통운이니 뭐 어디니 하면서 다 차량이 회사 로고가 박혀서 다니잖아요.

◇ 정관용> 그런데 그 로고 박히는 비용을 기사들이 내요?

◆ 김태완> 아니요. 그 칠은 회사가 해요. 회사비용으로 하는데 문제가 되는 건 뭐냐 하면 그 도색을 원하지 않는다는 거죠,기사들이.

◇ 정관용> 왜요?

◆ 김태완> 그 도색을 하게 되면 차량이 단가가 100만 원 정도 떨어져요. 왜냐하면 그걸 다시 싹 다 지워야 되니까.

◇ 정관용> 차를 팔려면.

◆ 김태완> 그렇죠. 그래서 단가가 100만원 떨어지는 문제도 있고. 그리고 어쨌든 저희는 회사가 얘기하는 계약관계라고 했을 때 광고비를 받아야 되잖아요.

분류작업 도중 바닥에서 식사하는 택배노동자들 (사진=택배노조 제공)
◇ 정관용> 그러네요.

◆ 김태완> 그런데 이 광고비도 없는 거죠. 그러면 이제 이게 또 강요에 의해서 지금 진행되고 있다는 게 문제죠.

◇ 정관용> 이거 안 하면 계약해지다, 이런 식으로.

◆ 김태완> 그런 협박들이 막 진행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얼마 전에 기자회견 하셨어요.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서. 욕설을 그렇게 많이 듣는다고요?

◆ 김태완> 저희 택배기사들이 어떤 분들은 이제 차를 몰고 다니니까 이제 화물노동자다 뭐 이렇게들 보시는데 저희 택배기사들은 아주 이제 특이한 직업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차도 몰아야 되고 운전도 잘해야 되고. 그리고 이제 물건 분류하는 것도 잘해야 되고. 잘 쌓아야 되고. 고객들 만나서는 이제 고객을 잘 응대해야 되고.

이제 이런 것을 이제 다 해야 되는데 그 고객 욕설 문제 같은 경우 감정노동이 되는 거죠. 그래서 저희 며칠 전에 기자회견을 통해서 이제 고객 욕설 문자를 공개했고 많은 반향들이 있었는데 반말은 기본이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가득 차 있고. 또 이제 많은 고객들이 주소 잘못 쓰셔 가지고 옆동네인데 좀 배달해 주면 안 되냐,이런 말씀도 있고.

◇ 정관용> 옆동네 배달해 주시면 안 돼요?

◆ 김태완> 아니요. 배달을 해 드릴 수는 있는데 저희가 물건이 많다 보니까 동선이 정해져 있어요.

◇ 정관용> 다들 맡고 있는 구역이 있군요.

◆ 김태완> 네, 구역이 있고 그 동선을 그 구역에서 물건을 어떤 순서로 시작해서 끝을 낼 것인가에 따라서 1시간에서 2시간 가량 차이가 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이제 그걸 진행하다가 차를 빼서 옆동네로 한 15분 거리 있는 데를 뺐다가 오면 한 30분 정도가 생기는 거죠.

그리고 이제 거기에서 또 고객하고 얘기해야 되고 물건 정리하고 그러면 사실상 30분에서 4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런 시간 소요되면 배달 중간에 저희가 이제 집하를 가야 되는데 그 집하시간하고 또 이게 부딪히게 되면 나중에 가서는 이게 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의 시간 차이가 나니까 할 수가 없는 거죠, 저희로서는.

◇ 정관용> 정해진 동선만 다닐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는.

◆ 김태완> 고객님의 그 원하는 건,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저희 이 일의 특성이 그렇게 생겼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걸 못 해 줍니다, 그러면 욕설을 퍼붓고.

◆ 김태완> 그렇지는 않죠.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많고 그러니까 욕하시는 분들은 정해져 있어요.

◇ 정관용> 어떤 사람들이 주로 욕을 해요?


◆ 김태완> 원래 하시는 분들이 하시는 거죠.

◇ 정관용> 참, 그게 일부기는 하지만 그런 경험을 당한 택배기사분들도 많다면서요?

◆ 김태완> 그렇죠. 보통 한 구역 맡으면 그 구역 내에 그러신 분들이 이제 꼭 한두 분 계시고. 처음 갔을 때는 다 당해보고. 그다음부터는 저희들이 알아서 조심하면서 피하고 뭐 이런 식으로 이제 대처를 하는 거죠.

◇ 정관용> 이런 열악한 상황과 또 불합리한 계약관계 등등을 이제 시정해 보고자 노조를 만드신 것 아니겠습니까? 노조의 제1목표는 뭡니까?

◆ 김태완> 우리 택배기사들의 권익을 향상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어떤 방식으로요?

◆ 김태완> 저희가 이제 지난해 1년 동안 거의 준비를 해 온 거거든요. 우리 기사들의 여러 요구들을 이제 여러 차례 다양한 방식으로 모아왔는데. 크게 한 네 가지 정도로 모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첫번째가 고용 구조를 개선하자. 본사, 대리점, 택배기사로 이렇게 이루어져 있는데 그것 때문에 이제 저희가 계약해지 위협도 받고 계약서도 없이 계약이 되는 경우도 존재하고 뭐 여러 불이익을 받고 있어서 법적으로는 특수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

◇ 정관용> 그러니까 본사가 직고용해라, 이거인가요, 요구사항이.

◆ 김태완> 그렇죠. 그런 문제까지 다 포함해서 계약서를 표준계약서를 만들자 그리고 계약해지의 위협이 없는 사업장 분위기를 만드는 것. 뭐 이런 노력이 있겠습니다, 첫째로.

그다음에 두 번째로는 저희가 분류작업을 하는데 이 분류작업이 오전 내 진행됩니다. 그래서 5, 6시간은 걸리는데 무임금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게끔 만들어야 되겠다는 것. 그다음에 저희가 한겨울에도 난로도 없이 하고 한여름에는 선풍기 없이 일하고 이런 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이런 19세기 전근대적인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것.

그다음에 이제 네번째는 이제 25년 동안 계속 내려가기만 한 택배 단가문제. 그다음에 계속 내려가기만 하는 저희 수수료 문제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자, 크게 한 네 가지 정도고요. 그외에도 택배 관련한 법이 없습니다, 지금. 그래서 이러한 법, 제도 이런 것을 마련하고 개선하는 데 저희들이 이제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하실 일이 참 많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실 테니까 좋은 성과 있기를 같이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설 대목 때는 유달리 더 바쁘죠.

◆ 김태완> 네, 그렇죠.

◇ 정관용> 거의 밤 새시는 분도 있지 않나요?

◆ 김태완> 제가 같이 일하면서 정말 안타까웠던 건데 이제 우리 동료 기사들 중에 안타까웠던 분이 있었는데 설 전으로 한 10일, 12일 이렇게 바빠요. 그런데 집이 좀 멀리 있는 거죠, 현장하고. 그러다 보니까 이분들이 밤 12시에 끝나면 집에 갔다오면 잘 시간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차에서 자거나 찜질방에서 자거나, 10일 동안. 이러신 분들의 모습을 봤습니다. 많이 힘들죠.

◇ 정관용> 다들 고맙습니다. 우리 인사라도 제대로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 김태완> 예,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의 김태완 위원장,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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