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엔 가까운 경비실을 찾아보세요"

■ 방송 : CBS TV (CBS주말교계뉴스, 1월 27일(금)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대담 : 송길원 목사 (하이패밀리 공동대표)

◇ 조혜진 > 민족의 명절인 설입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셨을텐데요. 오늘은 가정사역연구소 하이패밀리 공동대표 송길원 목사와 함께 크리스천 가정과 명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송 목사님, 오늘은 어서 오십시오.

◆ 송길원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조혜진 > 감사합니다. 목사님도요. 목사님은 명절에 어떻게 보내세요? 아마 가정 사역자의 명절은 좀 특별하지 않을까 이렇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 송길원 > 그렇죠. 특별할 거라고 기대하는데 너무 평범하죠.

◇ 조혜진 > 그래요?

◆ 송길원 > 소소하고. 단지 명절이라고 옛날 못 먹던 시절의 그런 명절이 아닌 나름 이제 시대는 바뀌었고 하니까 3가지 없는 그런 명절을 맞아보려고 애를 쓰는데요.

◇ 조혜진 > 세 가지면 어떤 걸까요?

◆ 송길원 > 첫째는 TV없이 좀 지내보자. 그러니까 가족들이, 여기 스마트폰도 물론 포함입니다. 앉자마자 TV 리모컨 들고, 또 막 SNS 한다고 막 이러고 있으면 왜 모였나. 이것 좀 이 때만이라도 좀 껐으면 좋겠어요. 가족들끼리 얼굴, 안부 이런 거 확인하려고 만나놓고 거기에 매달린단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는 고스톱 이거는 물론 절대 하지 않고, 못해서도 못 하고.


◇ 조혜진 > 네, 고스톱 없고요.

◆ 송길원 > 그 다음에 이제 세 번째가 과식 안 하는 것. 늘 잘 먹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여성들이 가사 노동이 느는 것 아니에요. 그거 하지 말자. 음식 먹으러 모인 것은 아니지 않나. 서로 더 안부를 묻고, 서로 챙겨주고 이런 것이 다르다면 다르죠.

◇ 조혜진 > 아, 세 가지가 없는 명절. 그렇게 보내시고 계시고요. 그런데 명절 때 온 가족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쁜 일이잖아요. 그런데 크리스천의 명절은 뭔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먼저 가정 예배를 어떻게 드리면 좋을까요?

◆ 송길원 > 가정 예배는 가정 예배 다웠으면 좋겠어요. 다시 말하면, 목사님 흉내를 내려고 하니까 자꾸 어려워지는 건데 메시지만 해도 너무 어려운 성경 읽지 말고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더 메시지 바이블’, 또 쉬운 성경, 이런 것을 나눠 읽는다든지 또 기도회 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큰 아이가 예를 들면 동생을 위해서, 동생이 아빠를 위해서, 거꾸로 아빠가 엄마를 위해서 이렇게 기도를 릴레이 형태로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조금 마음의 준비만 한다면 긴 예배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온 가족이 참여하면서 짧은 메시지 하나만으로도 가족들에게 1년 동안의 양식을 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남의 설교집 베낄 필요도 없고, ‘우리 가정에 주신 하나님의 말씀’ 이렇게 해서 이걸 기억해서 살자고 하면 명절의 예배로는 최고이죠.

그리고 저희는 가끔 축복기도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형제들이 다 모였기 때문에 조카들도 많이 모이잖아요. 올해에 이제 대학 입학한다든지 고등학교 진학한다든지 이런 아이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리고 저희 아버님, 어머님부터 다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해요. 머리에 손을 얹고, 지혜를 달라고. 저는 이런 것이 우리 진정한 크리스천 가정예배의 좋은 모델로 개발 됐으면 하는 기대가 있죠.

◇ 조혜진 > 그러니까 명절에 모여서 교회의 예배 흉내 내려고 하지 말고, 그 가정의 맞춤 예배를 드리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이렇게 다 모여서 예배를 드리면 좋은데요. 그러면 믿지 않는 가족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늘 제사문제가 갈등을 빚어요. 그런데 그런 가족들과 갈등을 빚지 않게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 송길원 > 그래요. 이런 비슷한 프로그램이 제가 몇 차례 얘기했던 아주 놀라운 사례가 있는데, 시집을 온 며느리가 이집 제사 문화에 동참할 수 없었을 때 그걸 거부하고 혼자 끙끙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선제적 공격을 했다는 거 아니에요.

◇ 조혜진 > 아, 공격을 하면 더 싸움이 나는 것 아니에요?

◆ 송길원 > 그런 표현인데 돌아가신 분 약력을 다 이렇게 조사하고 추억거리, 이야깃거리를 확인해 가지고 제사를 드리려고 하는 찰나 시아버지께 ‘제가 뭘 한 마디 해도 되겠느냐’고. 그래서 그 고인에 대한 추억을 나름대로 메모를 한 걸 가지고 이야기를 스토리를 만들어가지고 ‘이런 좋은 전통의 모든 것들을 기념하는 자리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랬더니 그 내용들에 감동을 받아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시아버지께서 그 자리에서 딱 한 마디. ‘너는 됐다, 나가 있거라’ 너는 너 방식으로 기억을 했으니 됐다 이거예요. 우리는 또 우리 방식이지만, 서로 존중하는. 그 핵심은 뭔가 하면, 존재를 알아주고 그들의 방식은 아니더라도 나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알려만 줘도, 그런 심한 갈등은 피할 수 있다는 거죠.

◇ 조혜진 > 그러니까 결국 마음을 표현하는 게 제일 중요하네요. 그리고 명절 때 식구들이 모이면 참 즐겁기는 하지만 반면에 마음이 상하거나 또 싸움으로 번지기까지 해요. 며느리들 같은 경우는 마음의 부담이 크고요. 이걸 좀 더 모두가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또 명절에 모이면 이 말은 하지 말아라 하는 말이 있다면 한 번씩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송길원 > 먼저 정치 얘기는 절대 안 꺼냈으면 좋겠어요. 더군다나 지금 정국이 태극기, 촛불 이렇게 나뉘어 있잖아요. 다 이념에 대한 생각, 이념에 대한 지향하는 바가 다 달라서 진영논리를 갖추고 있을 수 있는데, 부자지간에도 다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굳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치 얘기밖에 할 얘기가 없을까. 좀 제발 그 정치 얘기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아예 꺼내지를 말자. 그게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너무 높으니까.

그러나 정말 했으면 하는 것이 있어요. 서로를 좀 격려하는. 너 때문에 우리가 참 행복하다. 하지 말아야 할 말에 대한 관심보다 해줘야 될 것 중에 하나는 최고의 칭찬이다. 너 때문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너는 이런 장점을 가진 아이었어. 그럼 가족 모이는 게 재밌지 않겠어요?

◇ 조혜진 > 그렇겠네요. 서로 축복해주고, 칭찬해주고. 그리고요. 이번 명절에 크리스천 가정이면 좀 이렇게 보내주십시오 하고 제안해 주실 수 있는 게 있다면 어떤 걸까요?

◆ 송길원 > 네, 우리 성경에 보면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 선한 일을 위해 지으심을 받았나니’ 그러잖아요. 그럼 선한일이 뭐냐 할 때 우리는 몸에 밴 사회적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는데, 그냥 이것 남은 음식이라고 갖다 주는 것보다 가장 좋은 것은요. 정성스런 손 편지라고 생각을 해요. 그럼 온 가족들이 ‘우리를 위해 수고해주신..’ 해서 쓰고, 온 가족이 사인만 해서 가까운 파출소, 소방서, 그 다음에 특히 저는 관심 갖는 것이요.

이 명절에도 도시에 계신 분들이라면요. 도회지. 건물 관리하기 위해서 한 평 반도 안 되는 컨테이너 박스에 갇혀서 건물을 관리하고 있는 이런 분들 찾아가서 작은 것 하나만 전달해도 이것이 자녀들한테도 좋은 교육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거든요. 사회적 책임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 말고 우리 주변만 좀 돌아보자는 거죠.

나는 이렇게 눈이 오는 설이라면, 자녀들하고 함께 밖에 가서 눈썰매 탈 생각보다는 오고 가는 차량들을 돕기 위해서 가족들이 딱 한 시간 동네 눈 치우는 일에 구석구석 참여해도 아이들이 이걸 해야 되냐고 할 수 있지만, 이게 선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얼마든지. 이런 크리스천이 되게 되면, 그게 진짜 성시화 되는 것 아닌가?

◇ 조혜진 > 정말 칭찬 많이 받겠네요, 기독교인들이. 그러니까 이번 명절에는 마음 표현 잘 못했던 가족들에게는 좀 ‘사랑한다’, ‘축복한다’는 말도 좀 해주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도 좀 돌아보는 그런 명절이 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씀 해주셨습니다. 목사님,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목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송길원 > 네, 복 많이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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