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던 최순실, "특검이 폭언·강압" 주장(종합)

특검 "사실무근,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것"

최순실씨가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데 이어, 최씨측 변호인이 "특검이 폭언과 강압 수사를 하고 있다"며 특검 수사의 정당성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특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체포된 최순실 씨가 26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소환돼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특검에 최씨가 강제 소환된 둘째 날인 26일, 최씨는 오전 9시50분쯤 아예 얼굴에 마스크를 한 채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나타냈다.

최씨는 이날 "강압수사 주장하는 근거가 뭐냐", "변호인 외에 의견 구한 사람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전날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억울하다"는 등 고성을 지르며 특검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 최씨측 변호인, "특검이 최씨에게 모욕적인 발언" 주장

하지만 최씨가 특검 조사를 받으러 들어간 지 1시간 뒤인 오전 11시쯤, 최씨의 형사재판 변론을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자신의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검이 최씨에 대해 폭언과 강압 수사를 하고 있다는 등 인권 침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자리였다.

이 변호사는 "특검이 최씨에 대해 지난해 12월24일 오후 10시4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변호인을 따돌리고 신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과정에서 특검이 최씨에 폭언과 인격 모독 발언을 했으며, 이는 헌법에 명시된 변호인 조력권 행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농단' 최순실 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에서 특검의 강압수사 주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 변호사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담당 검사로부터 "삼족을 멸하고 모든 가족을 파멸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딸 유라는 물론이고 손자까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며 대대손손 이 땅에서 얼굴을 못 들게 하고 죄를 묻고, 죄인으로 살게 할 것"이란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또 "어느 특검 관계자는 피고인을 겨냥해 '최순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면서 "특검은 형사 피의자인 피고인의 용서 여부를 조사나 증거 없이 결정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검 조사관이 '박 대통령과 모든 면에서 공동체라는 걸 자백하라'고 윽박질렀다"며 강압 수사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최씨측 변호인단은 이날 '특검의 인권유린과 변호인 조력권 배제에 대해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 재발 방지를 요청하는 한편 제 3기관을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박영수 특검의 이규철 특검보 (사진=박종민 기자)
◇ 특검, "사실무근,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

특검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로부터 받은 입학·학사 특혜 비리에 관여한 혐의(업무방해)로 전날 체포했으며 특검은 이에 관해 최씨를 추궁하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규명을 위해서도 최씨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앞서 특검은 12시간 가까이 최씨를 조사한 후 전날 자정쯤 구치소로 돌려보냈다. 최씨는 이날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최씨에 대해 체포영장에 따른 구금이 가능한 48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검은 또 최씨측의 강압수사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 "근거 없는 주장에 개의치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도 "지금까지 최 씨의 행동을 봤을 때 근거 없는 트집을 잡아 특검 수사에 흠을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경제 공동체란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봐서도 미리 진술을 준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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