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시종일관 과장된 표현으로 자신의 입장을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피력했다. 지난 해 대국민사과 때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다만 여전히 근거 제시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오해, 허구, 거짓 산더미"…강해진 어조, 근거는 '부실'
박 대통령은 향정신성 약품 사용, 청와대 굿판, 정윤회 밀회설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나라 품격 떨어지는 얘기", "끔찍한 거짓말", "엥간히 해야지"라는 등의 직설화법으로 대응했다.
그는 "무슨 얘기를 해도 '그건 다 아니야' 하는 그런 풍조가 우리나라는 아주 강하다"며 전보다 강한 어조로 억울함을 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핵심 의혹들에 대해서도 "몰랐다", "아니다"를 반복했지만 앞선 답변과 마찬가지로 입장 설명 수준에 그쳤다. 이번 인터뷰가 의혹 해명보다도 여론전에 방점이 찍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가) 정책과 기밀을 알았다는 건 아예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고,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한 두 사람이 천거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아니"라고 밝혔다.
최 씨와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경제공동체라는 말이 어색하니 특검에서도 철회했다. 그럴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만 말했다.
◇배후 기획설·여성 비하론…국정농단·세월호 행적 '본질 흐리기'
박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자체에 대해 '기획설'을 제기하는가 하면,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둘러싼 문제 제기는 여성 비하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펼치며 본질을 비껴가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보면 그렇게 좀 뭔가 (사건이) 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도 지울 수 없다"면서도 배후가 누구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말씀드리기 좀 그렇다"며 즉답을 피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행적에 대한 의혹제기와 최근 불거진 패러디 그림 논란에 대해서는"여성 대통령이 아니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었다.
◇"태극기 시위 참석자, 촛불 시위 두 배"…사실 왜곡 여론전
박 대통령은 촛불집회에는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광우병 시위 때와 서로 유사한 점이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보수세력의 '태극기 집회'에는 우호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자칫 지지층 결집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국론분열을 부추기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태극기 집회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지켜야 한다는 것 때문에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시는 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촛불시위의 두 배도 넘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참여하신다고 들었다"고 밝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왜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