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맞은 번개' 볼트, 올림픽 金 박탈

'이게 웬 날벼락?' 남자 단거리 육상 황제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400m 계주에 함께 나섰던 동료의 금지약물 복용이 사실로 드러나 금메달을 박탈당하게 됐다. 사진은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모습.(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육상 단거리 선수 '번개' 우사인 볼트(31 · 자메이카)의 대기록이 동료의 일탈 행위 때문에 허무하게 무산됐다. 전인미답의 올림픽 3회 연속 3관왕 기록의 한 축이 허물어져 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5일(스위스 현지 시각)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육상 400m 계주 금메달을 따낸 자메이카의 네스타 카터의 소변 샘플 재검사에서 금지약물인 메틸헥사나민 양성 반응이 나와 메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자메이카의 금메달이 박탈되면서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일본, 브라질이 한 단계 순위가 올라 금, 은, 동메달을 차지하게 됐다.

당시 결승에는 볼트도 뛰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터는 당시 볼트와 마이클 프레터, 아사파 포웰 등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자메이카는 37초10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앞서 이 대회에서 볼트는 100m에서 9초69의 당시 세계 신기록으로 정상에 오르는 등 200m까지 3관왕에 올랐다. 이후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육상 사상 최초의 쾌거였다.

하지만 카터의 불미스러운 일탈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볼트는 금메달 1개를 잃게 됐다. 지금까지 볼트는 칼 루이스(미국), 파보 누르미(핀란드) 등과 함께 올림픽 육상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9개)을 따낸 선수로 기록됐다.

카터는 런던에서도 볼트와 함께 400m 계주를 뛰어 금메달을 합작했다. 2011년, 2013년, 201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도 한 팀이었다. 다만 2012년 이후 채취된 카터의 소변 샘플은 아직 재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런던올림픽에서도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나면 볼트의 금메달은 또 1개가 사라지게 된다.

볼트는 2016년 리우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은퇴를 선언했다. 오는 8월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현역 은퇴할 예정이다. 화려한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앞둔 볼트가 그동안 달려온 찬란했던 길을 동료가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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