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울산에서 열린 슈퍼 루키 이종현(모비스)의 데뷔전. 모든 관심이 이종현에게 쏠린 가운데 김준일(삼성)에게도 시선이 모아졌다.
김준일은 연세대 시절 이종현과 겹친 2년 동안 고려대를 넘지 못했기 때문.
삼성 이상민 감독은 경기 전 "이종현이 나오면 김준일을 매치업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종종 리카르도 라틀리프, 마이클 크레익이 번갈아 막기도 했지만, 이종현과 김준일은 자주 매치업을 펼쳤다.
김준일은 프로 선배다웠다. 김준일은 26분46초를 뛰며 양 팀 최다인 22점을 퍼부었다. 12개의 2점슛 가운데 11개를 림에 꽂았다. 리바운드도 7개. 20분40초를 뛰며 2점 5리바운드를 기록한 이종현에게 프로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경기 후 김준일은 "종현이도 긴장을 많이 했을 것이다. 3개월 공백 때문"이라면서 "나도 종현이가 워낙 잘하는 선수라 조금 긴장했다. 그래도 내가 긴장을 덜 해서 앞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3개월이나 쉬었고,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래도 충분히 몸을 끌어올린다면 위협적으로 수비할 것 같다"면서 "나도 의식을 하기는 했다. 워낙 블록이 좋기 때문이다.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공격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김준일은 고려대 출신 이승현(오리온)과 동기다. 팽팽했던 대학 시절 승부는 2년 후배인 이종현이 고려대에 입학하면서 확 기울었다. 하지만 김준일은 2년 동안 고려대에 패한 이유를 이종현이 아닌 이승현에게서 찾았다.
김준일은 "이종현이 있는 고려대가 아니라 이승현이 있는 고려대를 못 넘은 것 같다"면서 "당시 최준용(SK)은 너무 말랐었고, 내가 승현이와 종현이랑 싸웠다. 승현이가 같이 있어서 종현이가 시너지가 나왔다. 오늘 찰스 로드(모비스)가 같이 뛰었지만, 그 때의 위압감은 없었다. 아무래도 승현이가 수비를 잘 잡아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 3년 차를 맞이한 김준일은 지난 시즌 슬럼프를 겪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바뀌면서 1쿼터와 4쿼터만 뛴 탓이다. 올 시즌도 비슷한 상황. 게다가 올 시즌은 벤치 뒤에서 몸도 풀 수가 없다.
김준일은 "1쿼터 컨디션을 올려도 2~3쿼터를 쉬고 4쿼터 접전에 투입되면 정신적으로 힘들다. 부담은 많이 떨쳤는데 아직도 힘들다. 오늘 2, 3쿼터 중간에 투입되면서 감각을 유지했다"면서 "지난 시즌은 자전거라도 탔는데 올 시즌은 계속 앉아있어야 한다. 3쿼터 5분부터는 미칠 것 같다. 작전타임 때 잽싸게 뛰어나가 수건이라도 주면서 어떻게든 움직이려고 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