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의 말말말, 당황한 朴의 대리인들

"블랙리스트 인정하신다는 질문인가요?" 역공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대통령 측 질문에 뼈있는 농담과 조롱섞인 답변으로 응수했다.

"블랙리스트, 저도 궁금한데 인정하셔서 묻는 거냐"고도 박 대통령 측에게 도리어 신문하는 태도도 보였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유 전 장관에게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꼭 지원하지 말라는 취지가 아니라 유의해라, 유의해서 판단해라 이런 리스트라면"이라고 묻자)

강일원 재판관 : "블랙리스트 존재를 피청구인(박 대통령)도 인정하는 것인가요?"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하 박 대통령 측) : "아닙니다."

강 재판관 : "물어보는 것은 좋은데, 피청구인이 (블랙리스트를) 인정하는 것인가요? 질문의 취지가 이상해서 그렇습니다."

유 전 장관 : "저도 궁금해서 그러는데, 인정하시는거죠?"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박 대통령 측 : "제가 인정해서 물어보는 것이 아닙니다."

박한철 소장 : "질문 취지를 자꾸 그렇게 물어보니까 증인(유 전 장관) 답변 태도가 상당히 진지하지 못합니다. 용납 못 합니다."

◇…(박 대통령 측이 유 전 장관에게 누가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자)

유 전 장관 : "저를요? 그건 모릅니다."

박 대통령 측 : "최서원 씨 아닙니까? 최순실 씨요."


유 전 장관 : "최순실에게 추천 받으면 영광이겠죠."(방청석에서 웃음)

◇…(박 대통령 측이 한참 동안 유 전 장관의 청와대 보고 당시 발언을 읽자)

박 대통령 측 : "올림픽 등 스포츠대회로 자부심이 커져 훌륭한 자산이라고 생각했다.…(중략)…라고 이야기 한 것이 맞습니까?"

유 전 장관 : "공들여 읽은 만큼 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다이빙벨' 상영 논란에 대해)

박 대통령 측 : "그때 소위 '다이빙벨' 상영에 대해 이의를 제기 측에서 주로 이 영화가 세월호 사건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책임을 따지면 유병언 등인데 이 영화가 터치 안 했다.…(중략)…다이빙벨은 세월호 의혹 제기하면서 모든 책임을 정부에 전가하는 것이라 문제가 심각했고, 언론도 그렇고 한국 영화계 좌편향 심각하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나 건전한 의식을 가진 언론에서 상영을 비판한 것은 사실이죠?"

유 전 장관 : "질문을 길게 했는데, 상황이…."

박 대통령 측 : "반대파를 끌어안겠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 전 장관 : "제가 장관을 그만둔 다음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래서 답변 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 측 : "한국 영화계 현실에서 증인도 꾸준하게 해 왔으니…."

유 전 장관 : "답변 드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판단을 구하지 말아주길 바랍니다."

박한철 소장 :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계속하려던 질문을 가로 막으며)"그만 하시죠."

◇…(대한승마협회가 문체부 관할 기관 가운데 작은 축에 속한다는 유 전 장관의 벌언에 대해)

안창호 재판관 : "승마협회 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뀌는데 문체부가 관여했습니까?"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유 전 장관 : "예전에 문화공보부 시절부터 체육행정을 해왔지만, 그렇게 문체부 공무원들이 한가하지 않습니다."

◇…(박 대통령의 얼굴을 누드화에 합성해 국회에서 전시해 논란이 된 '더러운 잠' 그림에 대해)

박 대통령 측 : "알고 계시죠? 이번 대통령 미술작품."

유 전 장관 : "판단을 물어보지 마세요. 사실만 물어보세요."

박 대통령 측 : "증인이라면 그런 이야기를…."

유 전 장관 :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재판관님들이 반대하실 것 같아요."(이정미 재판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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