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해 10월 한인사업가가 필리핀 경찰청 본부 안에서 현지 경찰관에게 납치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로날드 델라 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에게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와 재발방지 노력을 촉구하는 서한문을 25일 발송했다.
다음 달에는 김귀찬 경찰청 차장이 현지에서 필리핀 교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필리핀 경찰청 고위급 관계자들을 만나 서한문의 취지를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또 현지에 파견한 코리안데스크를 통해 필리핀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조치는 경찰청이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의 성과를 자평한지 불과 일주일도 안돼 나온 것이다.
당시 경찰은 지난해 국외도피사범 송환이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면서 필리핀 내 한인사건을 전담하는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에 파견된 우리 경찰관이 큰 기여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코리안데스크의 활동에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인 관련 사건이라 하더라도 체포권과 수사권은 필리핀 경찰에게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현지 경찰관이 연루돼 특별팀이 설치됐지만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은 포함돼 있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한인 관련 범죄가 벌어지면 필리핀 경찰은 아무래도 관심이 낮고 수사 기법도 떨어지는 만큼 우리 경찰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며 "이번 건의 경우도 범인들이 모두 검거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