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 군함도(하시마·군함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에 강제 징용된 조선 사람들의 목숨 건 탈출기를 그렸다.
군함도는 길이 480m, 폭 160m 그리고 약 10m의 암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섬이다. 1940년대 일제 강점기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된 곳으로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감옥이자 지옥으로 불렸다.
이 영화는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의 출연으로 일찌감치 올해 기대작 반열에 올라 있었다. 일본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에 속아 딸과 함께 군함도에 발을 들인 악단장 이강옥(황정민),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소지섭), 군함도에 잠입한 독립군 박무영(송중기), 군함도에 강제로 끌려온 말년(이정현)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론칭 예고편은 먼저, 해저 1000미터가 넘는 갱도의 끝 지하 막장으로 향하는 조선인들의 모습을 흑백으로 보여 준다. "회사에서 마련한 기숙사 임대료는 매월 지급되는 임금에서 선공제된다" "여러분 각자에게 지급된 모든 개인용품들은 첫 임금에서 공제한다"는 감독관의 일본말은 당시 강제 징용됐던 조선인들에 대한 부당한 노동착취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어 섭씨 40도까지 치솟는 해저 탄광, 허리조차 펼 수 없는 그곳에서 몸을 웅크린 채 채굴작업을 하는 조선인 소년들의 모습과 예고 없이 들이닥친 가스 폭발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은 '탈출할 수도, 죽을 수도 없다'는 문구와 겹치며 군함도 조선인들의 위험천만했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끝으로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조선인들이 단 한 사람도 남아 있어선 안 된다"는 일본말 대사로 표현된 일제의 만행에 맞서 목숨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모습은, 어두운 갱도에서 촛불로 의지를 드러내는 장면과 어우러지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