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은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출국 기자회견에서 "꿈에 한 발짝 내디뎠다 생각한다"며 "밑에서부터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꿈에 그리던 MLB 진출이다. 황재균은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스플릿 계약(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연봉에 차이를 두는 조건)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진입하면 연봉 150만 달러(약 17억5천만원)를 보장받는다. 또 출전 경기 수에 따른 인센티브로 최대 160만 달러(약 18억5천만원)를 더 챙길 수 있다. 최대 310만 달러(약 3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계약이다.
MLB 진출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2015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무응찰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성공적인 2016년을 보낸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다시 한 번 도전한 끝에 꿈을 이뤄냈다.
샌프란시스코도 이런 황재균의 가능성을 높게 샀다. 황재균은 "구단이 홈런 개수는 유지하면서 삼진 비율을 낮춘 것을 높게 봤다더라"라며 "앞으로 더 발전할 것으로 믿고 있다 말해줬다"고 밝혔다.
공교롭게 이날 황재균은 동갑내기 친구인 류현진(LA다저스)와 같은 비행기로 출국한다. 또 샌프란시스코와 LA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이다. 두 선수의 맞대결 또한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황재균은 "(류)현진이 공을 치고 싶다기보다는 빅리그로 올라가 모든 투수의 공을 쳐보고 싶다"고 밝혔다.
구단이 원하는 부분도 분명하다. KBO 리그에서 보여준 해결사 능력을 보여달라는 주문이다. 황재균은 "구단이 장타 부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며 "힘을 키움과 동시에 도루 능력도 키워 양쪽 모두 동일하게 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재균은 이어 "샌프란시스코는 항상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팀이고 명문구단이다"라고 소개하고 "버스터 포지와 헌터 펜스를 가장 만나보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제부터 진짜 경쟁이 시작되는 황재균이다. 그는 "오늘 휴스턴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10일간 현지에 있는 트레이너와 함께 몸을 만들고 애리조나로 넘어가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고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