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범여권 현직의원 24명이 참석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자문그룹에서도 특정 정당에 가지 말고, 중간 영역에서 보수를 잘 결집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냐는 조언을 많이 하고 있고, 저도 그런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당분간 제 3지대에 머물며 세 불리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개헌을 담은 '정치교체론'을 고리로 연대를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에 걸맞는 새로운 정치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큰 욕심이 없다"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정치가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문제 자체가 돼 있다"며 "한 패권이 다른 패권으로 다시 넘어가는 악순환이 아니고 참다운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할 준비가 돼야 한다"며 "동참해 달라"고 했다. 친문·친박계를 패권 세력으로 재차 규정하고, 제 3지대에 모여 본인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참석자는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등 향후 제 3지대에 모이는 의원이 20명 이상이면 교섭단체 형식으로 일단 독자세력화하고, 그게 잘 안되면 결국 어느 당으로든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반 전 총장에게 외교관 중심의 자문그룹 대신 정치인 중심의 자문팀을 별도로 꾸려 공식화 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조언이다.
또 다른 참석자는 "청와대 비서관 숫자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등 사람들이 좋아할 충격적인 메시지를 던져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넥타이도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골라 맨 반 전 총장은 간담회에 앞서 의원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눈을 맞추기도 했다. 의원들도 반 전 총장이 등장하자 일제히 일어서 그의 인사에 화답했다.
간담회에는 심재철 정진석 나경원 신상진 이명수 경대수 김한표 박덕흠 이우현 이종배 곽대훈 권석창 김석기 김성원 민경욱 성일종 송석준 정유섭 강효상 김승희 김종석 윤종필 전희경 등 새누리당 의원 23명과 바른정당 이은재 의원이 참석했다. 반 전 총장 측에서는 김숙 전 유엔대사와 이도운 대변인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