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시선이 문제, 풍자 영역
- 국회에서 예술 안된다? 옳지 않아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
- 나체 전시, 인권말살 인격살인
- 표창원 의원, 주선이 곧 개입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구영(<더러운 잠> 작가), 김정재(새누리당 의원)
'더러운 잠'이란 제목의 패러디 그림 하나가 지금 논란입니다. 외국의 유명 작품에다 박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건데요. 이 그림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제가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나체의 여인이 평화롭게 누워 있습니다. 그 위에 박 대통령 얼굴을 갖다 붙인 거고. 원작엔 그 옆에 꽃다발을 들고 있는 여성이 있는데 패러디 그림에선 그 여성에게 최순실의 얼굴을 갖다 붙이고요. 꽃다발 대신 주사기 다발을 들고 있는 것으로 풍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풍자 그림이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가 되면서 적절성 시비가 붙은 거죠. 이 전시회의 대관을 주선한 표창원 의원에게 지금 상당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 새누리당에선 테러다, 인격 살인이다란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당 윤리위에다 표 의원을 회부한 상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먼저 논란이 된 ‘더러운 잠’의 작가 이구영 씨부터 만나보죠. 이 작가님, 안녕하세요.
◆ 이구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사실관계부터 확인을 하죠. 그러니까 이번 전시회 주최는 어디입니까?
◆ 이구영> 저희 작가들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20명의 작가들이 기획을 한 거고요. 그리고 대관을 하기 위해서는 주최가 국회의원실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야 되거든요.
◇ 김현정> 국회 의원회관에다가 전시를 하려면 국회의원이 반드시 중간에 주선을 해 줘야 되는 거죠?
◆ 이구영> 네, 그 역할을 표창원 의원께서 해 주신 거죠.
◇ 김현정> 표 의원은 사전에 나는 어떤 어떤 작품이 걸리는지 몰랐다라고 얘기하는데 이거는 맞아요? 모르셨습니까?
◆ 이구영> 네, 당연한 말씀이고요. 그러니까 작품에 대해서는 작가들, 참여하는 작가들이 고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거고요. 의원이 미리 사전에 검수를 한다거나 확인을 한다거나 그런 과정은 없었습니다.
◇ 김현정> 당연히 전시회가 시작된 뒤에는 보셨겠죠?
◆ 이구영> 오픈을 하고 나서 작품이 벽면에 걸리고 그때는 이제 확인을 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사실관계였고요. 작가님, 지금 논란이 두 가지 트랙으로 펼쳐지고 있어요. 하나는 과연 여성의 누드화에다가 현직 여성 대통령 얼굴을 얹는 것이 이게 예술이냐. 이거는 명예훼손 내지는 성희롱이다. 심지어 새누리당에서는 테러라는 얘기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구영> 그건 지나치게 악의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 같고요. 그러니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이라든가 공적인 어떤 역할을 하는 분들, 특히나 대통령 역할을 하는 분들은 굉장히 많은 패러디의 대상이 되고요. 풍자의 대상이 됩니다.
◇ 김현정> 공적 영역에 있는 사람이라면?
◆ 이구영> 특히 정치를 하는 분들이 많죠. 그리고 한 나라의 수반인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그런 풍자의 대상이 된다는 것에 대해 얼마든지 수용을 하는 그런 나라들이 많고요. 그리고 그거에 대한 어떻게 보면 적절성이라든가 표현의 수위라는 부분으로 자꾸 얘기를 하시는데 그러한 것들에 대한 논의는 있을 수 있지만 쉽게 얘기해 인격살인이다, 테러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은 좀 지나치게 해석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풍자 예술의 범주로 봐 달라 이 말씀인 거죠?
◆ 이구영> 네, 그렇죠. 정확히 그 범주 안에 있는 거고요.
◇ 김현정>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이거는 남성 정치인이었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풍자 예술이었다 이 말씀이세요?
◆ 이구영> 당연하죠. 여성이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을 하고 남성 정치인이기 때문에 다르게 표현하고 그런 얘기는 아닌 것 같고요. 정확하게 풍자를 한 작품일 뿐인 거죠.
◇ 김현정> 또 한 가지는, 설사 풍자 예술로 인정을 한다 하더라도 그걸 국회 의원회관에다 전시하는 것이 옳았느냐. 장소의 적절성. 그러니까 국회 의원회관에 걸리는 순간 그것은 예술이 아닌 정치가 된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이구영> 정치의 어떤 공간이기 때문에 예술품을 걸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 공간이더라도 그러니까 예술품이 걸리게 되면 그것은 어떤 장소에서는 가능하고요. 어떤 장소, 그것이 국회의사당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거기에서 어떤 예술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좀 옳지 않은 말씀인 것 같고요.
◇ 김현정> 예술이 전시되는데 장소가 뭐가 중요하냐. 어디에 있든 예술은 예술이다 이 말씀이세요?
◆ 이구영> 그렇죠. 그것을 전시를 하게 되는데 작품을 걸게 되는데 부적절한 방식. 어떤 뭐라고 할까요. 장소를 대관하는 데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거나 불법적으로 어떤 일방적인 통행을 통해서.
◇ 김현정>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면 문제지만 그게 아니라면 뭐가 문제냐 이 말씀이시군요?
◆ 이구영> 그렇죠.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그러면 그 공간에 대한 이용, 그러한 것들을 충분히 협의를 드렸던 부분이기 때문에 거기에 어떤 작품은 되고 어떤 작품은 안 된다는 거는 또 다른, 어떤 장소에 대한 성역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성역화? 오히려 국회 의원회관이라고 안 된다고 얘기하는 게 오히려 더 정치적이다 이 말씀이신 거예요?
◆ 이구영> 네, 그렇죠. 그렇게 보여지는 거고요. 그것을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보는 시선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싶고요.
◇ 김현정> 시선이 더 문제다? 논란이 불거진 후에요. 보수사이트에는 이런 게 돌아다녔어요. 뭐냐 하면 그 장소를 주선해 줬다는 표창원 의원 가족사진에다가 누드화를 그려서 부인의 얼굴에 막 누드 그림을 이렇게 그려 그런 것들이 돌아다녔거든요. 대통령 그림이 풍자라면 표창원 의원 가족사진도 풍자다, 이 주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구영> 풍자의 범주에 넣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제가 그렸던 그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은 풍자의 대상이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이고 최순실 국정 농단을 통해서 국가를 굉장히 위태롭게 만든 장본인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이 여성이나 남성을 떠나. 공적인 역할을 해야 될 분, 국가의 수반인 분이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거기에 대해서 어떤 적절한 대답도 없어요. 그래서 풍자의 대상으로 등장이 된 건데. 만약에 표창원 의원의 가족을 그런 식으로 악의적으로 풍자 대상으로 넣는다 라면 그거는 의도나 이러한 것들이 어떤 인신공격을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풍자기 때문에 올바른 방식이라고 하기엔 좀 거리가 있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더러운 잠은 국회 전시관에서는 그림이 떼졌고 다른 곳으로 장소 옮겨서 계속 전시하신다고요.
◆ 이구영> 네, 보수단체 회원 분들로 보이는데 어제 뉴스에서도 많이 나왔을 겁니다.
◇ 김현정> 가서 내동댕이 치셨더라고요. 어떤 분이, 일반분이.
◆ 이구영> 제 작품을 내동댕이치고 장소에서도 굉장히 험악해서요. 원래는 31일날까지 전시를 해야 되는데 계속 연결해서 전시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른 공간을 구해서 더 많은 분들과 만나기 위해서 전시를 오늘부터 다시 재개해서 다시 진행합니다.
◇ 김현정> 이구영 작가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구영>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문제가 되고 있는 작품 더러운 잠의 이구영 작가, 이구영 화가를 먼저 만나봤고요. 청취자 의견 지금 계속 들어옵니다. 4690님은 ‘풍자 패러디도 이해 못하는 것은 여당 수준이 너무한 것 같다’ 하셨어요. 반면에 5704님은 ‘예술이라니요. 자기 가족도 그렇게 하면 좋겠습니까? 이거는 테러다’는 문자도 들어옵니다. 의견 보내주시고요.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 연결하죠. 김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정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김 의원은 이 작품 자체가 문제라고 보세요. 아니면 작품은 괜찮은데 전시회의 장소가 문제였다고 보세요. 아니면 둘 다 문제였다고 보세요?
◆ 김정재> 작품 자체도 문제가 있고요. 특히 장소가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둘 다 문제였다고 보시는 편이네요?
◇ 김현정> 왜 그렇게 보십니까? 왜 풍자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보세요?
◆ 김정재> 대상이 누구였든지 간에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여성 알몸, 나체를 전시하는 건 인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말살한 인격살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나 그 대상이 지금 어찌됐든 간에 탄핵 심판을 받고 있지만 대통령 아닙니까? 그래서 이것은 여성 나체, 그러니까 정말 직설적이고 이런 외설적인 그림으로 대통령을 풍자한 것은 한마디로 국격 훼손이고요.
◇ 김현정> 국격 훼손이다?
◆ 김정재> 네, 특히나 이것이 지금 민의의 정당, 또 공공의 장 그리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게 국회에서 전시가 됐다는 것은 한마디로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제 앞서서 작가 분은 이거는 여성 정치인이 아니라 남성 정치인이었어도 말하자면 다비드상 같은 데다 얼굴 붙일 수 있었다. 원래 있는 작품을 인용한 거기 때문에 그 말씀하셨고. 여성이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 김정재> 이거는 성별을 떠나서요. 정치인의 잘못에 대해서 얼마든지 국민이 비평과 비난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비판과 비난이 과유불급이라는 거죠. 이게 지금 지나치게 성적화를 시켜서 이번 전시를 한 것이고요. 아무리 피해가려고 해도 이분의 젠더 의식, 성 의식하고 윤리의식이 이번에 문제 제기를 저희가 해야 되고요. 성의식이 결여된 그런 행위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이거는 여성적인 관점에서 여성주의적인 관점에서 더 문제였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정재> 더 문제라고 보죠.
◇ 김현정> 그럼 남성 정치인의, 어떤 다비드상 같은 데다가 남성 정치인의 얼굴을 붙였으면 그건 문제 없습니까? 남성 대통령이었다면?
◆ 김정재> 남성 대통령도 나체고 알몸이라면 문제가 되죠.
◇ 김현정> 그건 풍자의 수준을 넘었다?
◆ 김정재> 네네.
◇ 김현정> 원래 있던 명작인데도?
◆ 김정재> 원래 있던 명작을... 지금 모양이 문제죠. 이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거 아닙니까? 예술을 정치적으로 이번에 이용하려는 거고 특히나 야당 의원이 이번에 이걸 주관 주최,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표창원 의원이 그냥 그 전시회 장소를 빌려준 것뿐인데 중간에 주선해 준 것뿐인데 그것도 문제라고 보세요?
◆ 김정재> 이거는 심각한 문제죠. 지금 이 전시 과정에서 표 의원께서는 장소만... 직접 본인이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는데요. 사실 직접적이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개입을 한 정황이 많이 드러납니다.
◇ 김현정> 앞서 작가분은 표창원 의원이 그림을 고른 것도 아니고 미리 본 것도 아니고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작가 20명의 전시회이기 때문에 취지가 좋아서 중간에 주선해 줬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 김정재> 주선이라는 게 결국은 개입을 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는 지금 국회 내 공간을 사용을 하려고 그러면 국회의원이 직접 주관하고 참여해야만 대관이 가능합니다, 내규상. 그런데 만약에 본인이 이걸 직접 주관하고 참여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내규를 어긴 것이고 현직 국회의원은 타인이 주관하는 회의 또는 행사를 위해서 사용 신청을 대리하는 것을 지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걸 위반하면 김영란법 위반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표창원 의원도 문제가 있다, 지금 지적을 하셨는데 청취자 문자 중에 제일 많이 들어오는 게 이요한 님, 김한기 님 외 여러 분이 이 질문을 꼭 해달라고 하세요. 뭐냐 하면 2004년 새누리당 전신이죠. 한나라당 의원들이 환생경제라는 풍자 연극 만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직접 욕설도 하고 막말을 하기도 하고 조롱하고 하지 않았느냐. 표현의 자유라고 그때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것과 이것은 어떻게 다르다고 보십니까. 이 질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정재> 표현의 자유도 분명히 존중돼야 되는 신성한 가치입니다. 또 건전한 시국 비판도 당연히 허용되어야 하고요. 그런데 여야를 불문하고 또 남녀를 불문하고 개인의 인격이나 명예에 우선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리고 특히나 이걸 정치적으로 활용할, 또 악용할 의도가 있다면 분명히 정도가 아니라고 보고요.
◇ 김현정> 그런데 정치적으로 악용할 의도는 없었다고 작가가 말씀하세요. 그럼 환생경제하고 이것과는 그럼 어떻게 다른가?
◆ 김정재>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활용할 의도가 있었다, 없었다는 작가가 판단하는 게 아니고 그 작품을 보는 사람들,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 같은 경우는 지금 현재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전체적 의견이고 국민적 분노가 지금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의견은 이렇고 앞서 작가분의 의견은 저렇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 의견 보내주시고요. 여기까지 양쪽 입장 듣도록 하죠. 김정재 의원님, 고맙습니다.
◆ 김정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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