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살인사건 母 "20년만의 심판, 한잠도 못잤다"

- 범행 부인 패터슨, 법정서 '영화' 탓만
- 지난 20년, 재판 받게 해달라 빌어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복수(故 조중필 씨 어머니)



97년 발생한 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 기억하시죠?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 씨가 흉기로 무참히 살해를 당했습니다. 범인은 화장실에 있던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분명했습니다. 에드워드 리 아니면 패터슨. 검찰이 처음 범인으로 지목한 에드워드 리는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요. 그 사이에 다른 용의자 패터슨은 미국으로 도망을 가버렸죠. 부모는 이 패터슨을 잡아달라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는데 사건 발생 20년 후에야 이 패터슨에 대한 대법원 재판이 이뤄집니다. 1심과 2심에서 패터슨은 징역 20년 선고를 받았는데. 바로 오늘, 대법원 판결이 이뤄집니다. 무려 20년 만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피해자 조중필 씨 부모님은 오늘 아침 어떤 생각이 드실까요. 어머님 연결합니다. 이복수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 이복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법원 가려고 준비 중이신 거죠?

◆ 이복수> 네.

◇ 김현정> 사건 발생 20년 만에 아들이 그렇게 세상을 떠난 지 20년 만에 내려지는 오늘 판결, 최종 판결을 앞두고 심정이 어떠세요?

◆ 이복수> 어제 방송국에서 전화를 받고 오늘 재판이라고. 그냥 그때부터 이렇게 가슴이 뛰고 있어요. 이번에는 꼭 그냥 20년형을 받아야 할 텐데.

◇ 김현정> 가슴이 그냥 두근두근 계속 불안불안, 조마조마하세요?

◆ 이복수> 네.

◇ 김현정> 지난번에 저희와 인터뷰 하셨을 때 그러셨어요. 만약 패터슨이 한국에 와서 만나게 된다면 마주치게 된다면, 나 꼭 묻고 싶은 게 있다. 우리 아들 왜 죽였니? 그거 묻고 싶다 그러셨죠, 어머님?

◆ 이복수> 지금도 그래요. 그 심정이에요.

◇ 김현정> 그 심정이라는 말씀은 그러면 아직 마주쳐서 그 얘기 못 물어보셨어요?

1심과 2심에서 패터슨은 징역 20년 선고를 받았는데. 바로 오늘, 대법원 판결이 이뤄집니다. (사진=자료사진)
◆ 이복수> 못 물어봤죠. 어디서 물어봐요. 법원에서는 패터슨 옆에 가지 못하게 하고.

◇ 김현정> 옆에 가지도 못하셨어요?

◆ 이복수> 재판장에 가도 패터슨한테는 못 가요.

◇ 김현정> 왜요, 왜요?

◆ 이복수> 소리치기 전에야…. 그거를 어떻게 전해요?

◇ 김현정> 소리치기 전에는 그 옆에 가서 이렇게 뭘 물어보고 이럴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었군요?

◆ 이복수> 재판에는 걔는 앞에 가 있고 우리는 뒤에 있는데 교도관들이 그쪽으로 가지 못하게 하잖아요.

◇ 김현정> 가지 못하게 하니까? 그래요. 지금도 만나면 우리 아들 왜 죽였니. 아무 죄 없는 우리 아들, 꼭 묻고 싶은 심정. 패터슨은 지금도 자기가 한 일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죠?

◆ 이복수>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죠. 아주 참 악랄하고 뻔뻔하고 사람인 것 같아요. 죄책감이라는 게 재판받을 때 여러 번을 봤는데도 전혀 없어요.

◇ 김현정> 죄책감 같은 게 전혀 없어요? 심경의 불안감 같은 것도 안 느껴지던가요, 표정에서?

◆ 이복수> 네, 그냥 아주 꼿꼿하게 고개 들고 걔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아이고, 걔는.

◇ 김현정> 모르겠습니다. 오늘 마지막 판결 나와 봐야 알겠습니다만 1심도 2심도 패터슨이 진범 맞다고 한 상황이고. 사람이라면 사실은 누군가가 죽었으니까 자신의 눈앞에서. 그것만으로도 사실은 좀 불안하고 뭔가가 흔들려야 하는데 계속 법정에서 보이는 모습은 당당했어요?

◆ 이복수> 네. 그냥 저는 사람 안 죽이고 에드워드 리가 죽였다 그 얘기만 하지 걔는 안 그래요. 그리고 영어를 잘 모르지만 나중에 딸이 그래요. 패터슨 보고 판사가 얘기하라 그러면 유가족들이 괜히 영화를 만들어갖고 자기를 이렇게 한국으로 오게 했다고 그러면서.

◇ 김현정> 억울하다고?

◆ 이복수> 네.

◇ 김현정> 억울하다고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 보면 어떠셨어요?

◆ 이복수> 죽이고 싶죠. 벌벌벌 떨리고 그냥.

◇ 김현정> 손이 벌벌벌 떨리고?

◆ 이복수> 그럼요. 그건 말할 수도 없어요.


◇ 김현정> 참 이 재판까지가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어머님. 20년 걸렸어요, 20년. 그동안 뭐가 제일 힘드셨습니까?

◆ 이복수> 그냥 한국 교포 아이가 범인이 아니고 무죄로 나왔으니까 또 둘 중에 하나가 범인일 거 아니에요. 미국 아이 패터슨.

◇ 김현정> 패터슨 아니면 에드워드 리인데.

◆ 이복수> 네. 도망을 갔으니까 꼭 그냥 한국으로 와서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그것만 계속 그냥 틈나는 대로. 자다가도 눈 뜨면 패터슨 한국으로 와서 재판 좀 받게 해달라고. 그렇게 소원을 빌었어요.

◇ 김현정> 그렇게 소원을 빌었어요? 그 소원이 말하자면 오늘 이루어지는 거네요, 오늘.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조중필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 (사진=자료사진)
◆ 이복수> 네네. 그래서 소원을…. 우리는 그냥 캄캄했잖아요. 미국 아이라서 도망가고 거기서 소재 파악이 안 된다. 검찰은 맨날 그러고. 우리가 탄원서 내면 소재 파악이 안 된다는 소리만 해요. 한국에 있을 때나 미국에 갔을 때나.

◇ 김현정> 소재 파악이 안 된다, 안 된다 하면서 20년 끈 거 아닙니까?

◆ 이복수> 네네, 우리가 탄원서를 내면 답변서가 그렇게 와요. 그러는데 언론이 도와주시고 감독님이, 영화감독님이 도와주시고 그래서 진짜 여기까지 왔는데 진짜 소원을 자꾸 빌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오늘 대법원 판결 앞두고 지금 집 나서시기 앞두고 아들 얼굴 많이 떠오르시죠?

◆ 이복수> 그럼요. 사진이 있는데 그냥 오늘 너 죽인 놈 재판 대법원에서 하니까 꼭 그냥. 우리는 사형을 받아도 시원치 않은데 미성년 때 저지른 범죄라 20년밖에 못 준다고 최고형이. 그러니까 최고형 받게 좀 너도 빌고 나도 빌자 하면서 밤에 그냥 잠도 못 잤어요.

◇ 김현정> 잠도 못 자고. 중필이 사진 보면서 중필아, 오늘 이날이 왔다 하셨어요.

◆ 이복수> 그럼요.

◇ 김현정> 꼭 같이 보자.

◆ 이복수> 그럼요. 한도 풀고 꼭 20년 받게 깎이지 않고. 그렇게 해 달라고 빌었죠.

◇ 김현정> 판결은 판사가 내리는 것입니다만 아무쪼록 정의가 밝혀지기를 반드시 정의라는 이름으로 판결이 내려지기를 저희도 기대하고 있겠고요. 관심 가지고 지켜볼 테고요. 어머니 건강이 안 좋으신 걸로 제가 압니다. 꼭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 법정에서도 씩씩한 모습 보여주셔야 돼요, 어머님. 너무 많이 울지 마시고요.

◆ 이복수> 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이복수>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이태원 햄버거 살인사건. 사건이 발생한 지 20년 만에 오늘 대법원 판결 내려집니다. 피해자 조중필 씨 어머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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