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어머니 사이…돌아온 이영애의 고백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의 배우 이영애. (사진=SBS 제공)
"계속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배우 이영애가 입을 열 때마다 웃음이 쏟아졌다. 뜨거운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 가운데 서 있는 그는 여전히 존재감만으로도 빛났다.

총 제작비 200억 원 그리고 신사임당의 이야기.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는 그야말로 이영애의, 이영애에 의한, 이영애를 위한 드라마다.

그는 조선시대 천재화가 사임당 역과 미술을 전공한 대학 강사 서지윤 역을 맡아 1인 2역으로 현대와 과거를 오간다.


이영애가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류 1세대를 이끈지 벌써 13년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그는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됐고, 다시 배우 일을 시작하며 '워킹맘'으로 거듭났다.

13년의 브라운관 공백을 한 번에 메우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다시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깊은 고민과 망설임을 반복했을 것이다.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이영애와의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재구성해봤다.

▶ 많은 드라마나 영화 출연 요청이 있었을 것 같다. 왜 하필 '사임당 빛의 일기'여야 했는지 궁금하다. 실존 인물을 표현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는지?

- 가장 중요한 건 재미가 있었다. 사임당이 고루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500년 전 사임당이 5만원권에 박제된 듯한 모습을 원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우리가 정해 놓은 이미지로만 생각했던 사임당이라는 인물에 다른 이야기를 불어 넣은 것이 재밌었다. 500년 전이라도 여자로서, 어머니로서 하는 고민은 똑같다는 것을 느꼈고, 새로운 사랑 이야기도 함께 넣어서 설레더라.

▶ 송승헌과 촬영하면서 '설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 멜로로 오가는 감정과 눈빛들이 너무나 재밌었다. 촬영장에 남편과 함께 아들과 딸이 놀러왔는데 아들이 송승헌을 질투하더라. 머리에서 불이 난다고 그런 이야기를 해서 너무 웃겼다.

▶ 천재 화가인 사임당의 면모를 드러내기 위해 따로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 민화 선생님에게 민화를 배웠다. 필체나 액션이라도 좀 달라야 하니까 배우기 시작했다. 아기자기한 민화도 유명하지만 사실 사임당은 산수화로도 유명하다. 사임당 안에 가지고 있는 열정이 많다면 역동적인 화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 오랜만에 다른 배우들과 함께 작업해보니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하다.

- 내가 오히려 감사해야 될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연기를 오래 쉬어서 부족하기도 하고, 떨리는 마음이 더 컸는데 모든 배우들이 옆에서 잘 다독여주고, 메워줬다. 다들 연기로서도 배우로서도 내가 배울 점들이 많았다. 옆에서 선배들도 많이 도와줘서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 사전 제작 드라마라서 좋은 점도 있었겠지만 바로 시청자들과 만나지 못해서 속을 끓이기도 했을 것 같다.

- 설렘 이상으로 피가 마르는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완성도 있게 작품에 참여하고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일을 하고 싶어도 가정 생활과 잘 조율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사임당'은 여건이 잘 맞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사전 제작으로 상호 보완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환경이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좋은 메시지나 영향을 줄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사 드리고 싶다. 그게 제 욕심이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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