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풍자 누드화 부순 보수단체 회원들 입건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시민들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된 박근혜 대통령 누드 풍자화를 훼손했다. (사진=김수영 기자)
국회에 전시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화를 파손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보수단체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회원 심모(63) 씨 등 2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심 씨 등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 있던 박 대통령 풍자 그림을 집어 던져 액자를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의원회관 로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주최로 시국비판 풍자 '곧, 바이'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중 해당 그림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으로, 벌거벗고 누워 있는 여성의 얼굴에 박 대통령의 사진이 합성됐다.

전시 직후 이 그림은 '여성 정치인을 향한 혐오와 성적 대상화'라는 지적을 받으며 소셜미디어와 여성단체뿐 아니라 새누리당·바른정당·국민의당 등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고 있었다.

논란이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했고, 국회 사무처에 그림을 철거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심 씨 등은 당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소속 단체 출범식에 참석했다가 그림을 본 뒤 별안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뭐 이런 것을 (전시하도록) 놔두냐"라거나 "표창원 방이 어디냐? 찾아가서 박살을 내겠다"는 등의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해당 그림을 그린 이구영 작가는 "작가들의 예술·창작의 자유가 폭력적인 행위로 훼손됐다"며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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