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안산순례길, 안산거리극축제 공식 참가작 선정

축제와 공연의 ‘치유-회복-희망’의 방향성 일치

'안산순례길2016'. (사진=안산국제거리극축제 제공)
안산 거리를 걸으며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온 몸으로 기억하는 이동형 공연 '안산순례길'이 2017 안산국제거리극축제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됐다.

이 공연을 준비했던 이들이 '블랙리스트'로 꼽혀 지원 배제를 당한 바도 있어,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측의 뚝심 있는 행보도 눈길을 끈다. (관련기사 : ☞ '블랙리스트' 논란 <안산순례길>…"2016년에도 이어질 것" )
안산문화재단(이사장 제종길 안산시장)은 올해 안산국제거리극축제 공식 참가작으로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2017’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산순례길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기억하고 사유(思惟)하기 위해 예술가와 시민이 안산이라는 도시를 함께 걷는 이동형 공연. 2015년, 2016년에도 공연한 바 있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측은 "안산순례길이 축제의 방향성에 부합하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며 축제는 세월호 참사 1년 뒤인 2015년 ‘치유’를, 2016년은 ‘회복’을 말했고, 올해는 나아가 ‘희망’을 말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순례(巡禮)의 본뜻은 성지를 방문하며 다니는 여행이다. 그러나 공연의 방점은 방문을 넘어 기억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에 있다.

'안산순례길2016'. (사진=안산국제거리극축제 제공)
2015년 첫 순례는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한 국가 시스템에 대한 저항, 2016년 두 번째는 참사가 드러낸 또 다른 차원인 개개인의 삶을 드러냈다.


이어 세 번째인 ‘안산순례길2017’은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간 변화한 도시, 국가를 관통하는 새로운 문제의식과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안산순례길이 2015안산국제거리극축제 창작지원 프로그램으로 첫 걸음을 뗐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비판이라는 뼈대 위에 만들어진 저항과 성찰의 퍼포먼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시민이 즐기는 축제’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6년에는 공식 참가작이 됐다.

공연을 기획한 예술가단체는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이다. 이들은 최근 붉어진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여 있는 터라,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측의 뚝심 있는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총괄하는 안산문화재단 강창일 대표는 “안산순례길은 도시가 겪은 아픔을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축제가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비주얼씨어터 꽃의 ‘마사지사’,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낯선 이웃들’ 등 5작품이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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