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전국MBC기자회는 지난 12일 '용기를 낸 막내기자들을 위한 지역MBC 동료들의 경위서'라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지역MBC 16개 지역 79명 기자들이 참여한 이 동영상에는 용기를 낸 막내기자들에 대한 고마움뿐 아니라, 오랜 시간 '공영방송' 역할을 해 오지 못했던 시간들에 대한 반성이 함께 담겨 있었다.
24일 오전 11시 현재, 반성문 동영상에 참여한 기자들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곳은 울산MBC, 안동MBC, 대전MBC, MBC경남 등 4곳이다. 충북MBC도 지난주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보류된 상태다.
전국MBC기자회 이해승 회장은 "사실 더 많은 기자들이 참여를 원했다. 하지만 빨리 제작해야 해서 가능한 사람들만 한 것이다. 그런데 기자들이 순수한 마음에 자발적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 불이익을 주겠다니… 옳지 않은 일이라고 봐서 법률자문을 받는 등 공동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회사에서 계속해서 이걸(선배들의 '반성문' 동영상) 문제삼고 경위서를 요구한다면, 지난번에 참여하지 못했던 지역 기자들이 2탄, 3탄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다른 직능단체들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해줘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의견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대통령 탄핵이나 국정농단 사태에서 전국적으로 촛불이 켜지지 않았는가. 지역MBC 기자들은 국민 정서를 반영하는 기사들을 쓰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욕을 먹었다. 서울MBC의 보도 방향이 국민 정서를 충분히 담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MBC라는 타이틀을 가진 지역기자들이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대신 경위를 밝히고 사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BC가 다시 국민들의 시선에서 보도할 수 있는 정상적인 언론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시청자 분들이) 꾸짖어 달라고 대신 얘기해 준 것이다. 국민들께 '경위서'를 낸 것인데, 회사에서 다시 경위를 밝히라고 하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곽동건·이덕영·전예지 기자는 지난 4일 실명과 얼굴을 건 반성문 동영상에서 '보도 정상화'를 위해 △김장겸 보도본부장·최기화 보도국장 사퇴 △해직 및 징계 당한 기자 복귀를 요구한 바 있다. 사측은 세 기자에게 경위서를 요구했고, 이후 MBC기자협회 96명, 전국MBC기자회 79명 기자들이 후배들을 대신해 경위서를 낸다며 반성문 동영상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