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젤·케네디까지 동원해 "박 대통령은 피해자"?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림 동화 '라푼젤'에는 마녀에 의해 탑 속에 갇혀 사는 소녀가 나온다. 상상력을 발휘하자면, 박 대통령은 믿었던 최순실에 의해 청와대 관저에 갇혀 산 피해자일지 모른다"

"최순실이 주사 아줌마를 불러 피로해소 주사를 놓는다면서 육체적 정신적 의존성을 낳는 페치딘 같은 마약류를 섞었을지 알 수 없다는 의사들도 있다 "

"대통령이 늘 몽롱한 상태로 판단력이 떨어져 있어야 최순실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에 당한 피해자로 묘사한 사설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갇혀 산 피해자"?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지난 23일 작성한 칼럼 "박 대통령은 정말 피해자일지 모른다"에서 "상상력을 발휘하자면, 박 대통령은 믿었던 최순실에 의해 청와대 관저에 갇혀 산 피해자일지 모른다"며 박 대통령을 라푼젤에 비유했다.

라푼젤은 탑 속에 갇혀 자란 소녀로 계모의 설명에 따라 세상을 인식할 뿐 바깥 일을 잘 알지 못했다.

김 주간은 글에서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공통점으로 개인 의사의 약물 처방에 따른 의존을 꼽기도 했다.

그는 "케네디가 평생 시달린 애디슨병이 바로 작년 12월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에서 언급된 부신기능저하증"이라며 "김상만은 '만나면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과는 만남도 자제하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개인 주치의의 잘못된 처방 탓에 박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극도로 꺼렸다는 것이다.

◇ 부신기능저하증에 영양주사?

(사진=자료사진)
김 주간은 이어 "(미국은) 양식 있는 의사들이 손잡고 개인 주치의와 비선 의사를 몰아냈다"며 "이처럼 중요한 대통령의 진료 문제가 세월호 참사 전후 성형수술 여부에 쏠리는 것을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최순실이 주사 아줌마를 불러 피로해소 주사를 놓는다면서 육체적·정신적 의존성을 낳는 페치딘 같은 마약류를 섞었을지 알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대통령이 부신기능저하증이라면 진짜 부신기능이 떨어진 것인지, 이상한 약을 마구 투약했기 때문인지도 규명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내분비내과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부신기능저하증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박 대통령 측의) 교묘한 잔꾀"라며 "의사들이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하느라 쉽게 반박하지 못하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또 "매우 드문 경우가 아니면 비교적 흔한 형태인 경우, 대부분 지켜보면서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김상만 의사 등이 주장하는 부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만성피로 등은 정설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상만 의사 등이 비타민이나 여러 영양요법을 시행한 시험적이고 빈약한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백옥주사, 태반주사, 감초주사 등 영양주사의 무분별한 사용을 정당화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 '뿔난' 누리꾼도 일갈…"물타기" vs "비꼰 것인가"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김 주간의 주장에 누리꾼들은 "물타기다", "소설가다", "비꼬아서 제목을 붙인 것 아니겠느냐"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ihoo****'는 "동아일보 논설주간인데 소설가인가"라며 "상상력이 풍부하다. 박 대통령이 피해자라니.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진정한 피해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적었다.

'lsg4****'는 "누구나 어느 정도의 병은 가지고 있다. 본질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물타기는 그만 하라"고 일갈했다.

'glan****'는 "보수지답다. 나중을 생각해 눈치보는 것 뻔히 보인다. 제목 보고 어이 없어서 들어왔는데 실망이다"라고 적었다.

'russ****'는 "계속 국민 편만 드니 눈치보여서 양쪽 편을 들어보는 것이냐"라며 "국민은 바보라서 그러려니할 줄 아느냐. 박 대통령의 책임을 최순실 씨에게 넘기고 박 대통령은 빼내려는 속셈인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fkbc****'는 "최순실 씨가 억지로 약을 먹이고 주사를 놓아 피해자가 됐다는 얘기는 아니겠지. 비꼬아서 제목을 붙인 것인가. 피해자는 국민이 맞다. 항정신성 약품을 얼마나 들여놓고 사용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적었다.

'cssw****'는 "나도 그런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에도 통화했다는 것과 관련 내용 등을 보고 공모라는 확신을 가졌다. 만일 정말 대통령이 피해자라면 국격을 떨어뜨리는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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