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생활 이야기 '김치깍두기'에
- 바바렛츠, 미미시스터즈가 비슷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민자 (‘원조 걸그룹’ 김시스터즈 멤버)
◆ 김민자>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한국에 십수 년 만에 와서 김시스터즈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 김민자> 저는 너무 감개무량해요. 한국에 와서 여러분들과 인터뷰도 많이 하고 또 쇼도 하고 그러니까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여러모로 참 좋아요. 마음이 참 좋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기뻤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슬펐다는 건 왜? 왜 슬프셨어요?
◆ 김민자> 다큐멘터리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볼 때, 우리 어렸을 때 전쟁 끝나서 다 집도 무너지고 우리 셋이서 그냥 옷도 좀 좋지 않은 옷 입고 찍은 사진도 어디서 찾으셨는지, 그거 사진 볼 때 슬펐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이 김시스터즈는 ‘목포의 눈물’을 부른 그 유명한 가수 이난영 씨의 두 딸 김애자, 김숙자 그리고 이난영 씨의 조카인 김민자 씨가 모여서 이렇게 세 명이 결정된 거예요. 말씀하신 대로 너무나 가난해서 입에 풀칠을 할 수도 없어서, 이난영 씨가 그러면 너희들이 모여서 노래 불러라 이렇게 된 겁니까?
◆ 김민자> 네. (웃음) 고마워요, 설명해 주셔서요.
◇ 김현정> 그거 맞죠, 선생님? 그렇게 된 거죠?
◆ 김민자> 그럼요. 그렇게 됐죠.
◇ 김현정> 그게 몇 살 때였어요, 정확히?
◇ 김현정> 귀하죠.
◆ 김민자> 그거 조금 사셔서 너희들이 이 노래를 배우면 저 바나나를 먹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그거 때문에 우리가 배운 거예요.
◇ 김현정> 세상에. 그 바나나 하나 얻어먹으려고 13살 소녀들이. 영어를 모르셨을 텐데 영어 노래를 어떻게 하셨어요?
◆ 김민자> 무슨 의미인지 하나도 몰랐죠.
◇ 김현정> 하나도? 그거 한국말로 적어서 외우신 거예요, 그러면?
◆ 김민자> 네, 한국말로 외운 거예요, 가사를. 굉장히 힘들었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이 소녀들이 미 8군 무대에 섰는데 그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미국까지 가게 되신 거죠?
◆ 김민자> 그럼요. 그렇게 시작해서 그때 영어 두 노래로 시작했는데 GI들이 그렇게 좋아했어요.
◇ 김현정> 미8군들이
◆ 김민자> 그래서 몇 년 몇 년 있다가 한 에이전트 톰 볼이라고, 이름이 톰 볼이라고. 미국 GI들이 많이 에이전트에 가서 우리 얘기를 한 모양이에요.
◇ 김현정> ‘김시스터즈라고 있는데 잘한다.’
◆ 김민자> 그래서 톰 볼 그분이 한국에 와서 저희들을 오디션을 한 거예요. 그렇게 돼서 시작이 된 거예요.
◇ 김현정> 자, 그렇다면 여기서 김시스터즈의 히트곡 <김치깍두기> 그 당시의 그 음악 파일을 잠깐만 들어 볼까요?
(노래 <김치깍두기> - ‘머나 먼 미국 땅에 십 년 넘어 살면서 고국 생각 그리워/ 아침 저녁 식사 때면 런치에다 비후스텤 맛 좋다고 자랑쳐도/ 우리나라 배추 김치 깍두기만 못하더라/코리아의 천하 명물 김치 깍두기 깍두기 / 자나깨나 잊지 못 할 김치 깍두기)
◇ 김현정> 이 노래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시죠?
◆ 김민자> 네네, 이 노래는 저의 아버님, 이봉룡께서 쓰신 거예요.
◇ 김현정> 이야, 그렇게 된 거군요.
◆ 김민자> 아버님께 미국 처음에 가서 너무 고국이 그립고 김치가 먹고 싶고 깍두기가 먹고 싶다고 맨날 편지에다가 썼거든요. 그래서 저희 아버지께서 내가 ‘김치깍두기’ 노래를 쓰겠다, 그래서 김치깍두기 노래가 된 거예요.
◇ 김현정> 당시에 인기가 어느 정도였습니까?
◆ 김민자> 굉장했죠. 굉장했죠. 첫 번에 미국 갔을 때는 미국 사람들이 우리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잖죠.
◇ 김현정> 모르죠.
◆ 김민자> 몰랐는데 노래를 첫 노래를 딱 끝나니까 아, 사람들이 좋다고 박수를 굉장히 쳐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그때 생각하기에 ‘아, 우리가 희망이 있다.’ 그렇게 해서 시작이 된 거였죠.
◆ 김민자> 네. 말도 못하고 음식도 안 맞고 굉장히 고생이 많았죠. 우리 셋이서 서로 어디를 가도 셋이 똑같이 가고 뭘 해도 똑같이 했어요. 옷도 똑같이 입고요. 한번은, 우리가 처음에 미국 가서 조그마한 아파트에 있는데 자고 나서 보니까 샴푸 같은 그런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셋이서 그걸로 감았는데 갑자기 막 눈이 쓰리고 얼굴이 이상해지고, 그래서 왜 이런가 하고서 겁이 나서 물어보니까, 너 마당 씻는 그런 걸로 머리를 씻었다고. (웃음)
◇ 김현정> 청소하는 세제로요?
◆ 김민자> 그래서 병원에 가서 의사가 다 씻어주고 약을 주고 주사를 맞고 그랬다고요.
◇ 김현정> 세상에. (웃음) 아이고, 그러니까요. 그렇게 어렵게 밟은 미국 무대. 요즘은 우리 한국 걸그룹들이 한류붐 일으키면서 훨훨 날아다니잖아요.
◆ 김민자> 네. 내 생각에는 굉장히 연습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게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런데 너무도 잘해요. 정말 잘해요.
◇ 김현정> 후배들 보면서 김시스터즈랑 제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후배 그룹도 눈에 띄세요?
◆ 김민자> 내 생각에는, 바바렛츠하고 미미시스터즈.
◇ 김현정>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 미미시스터즈, 말씀하시는 거예요?
◆ 김민자> 네네. 악기도 좀 하고 노래하는 스타일도 김시스터즈하고 많이 비슷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 어린 후배들같이 고생하면서 무대에 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선생님?
◇ 김현정> 그런데 목소리는 여전히 스물아홉 같으세요.
◆ 김민자> 저의 마음은 그래요. 29살같이 그래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여전히 소녀 같으시고 밝은 모습 정말 유쾌했고요. 끝으로 그 밝은 목소리로 예전 히트곡 중에 하나 조금 맛보기로 보여주시면 저희가 뒤에다가 한번 쭉 오리지널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민자> 그럼요. ‘목포의 눈물’ 할까요?
◇ 김현정> 아유, 좋습니다. 이난영 선생님이 불렀던 그 목포의 눈물 지금 조카의 목소리로 잠깐 들으면서 인사 나누겠습니다.
◆ 김민자> (노래-‘목포의 눈물’)
◇ 김현정> 울컥하네요. 오늘 귀한 노래, 귀한 목소리 감사드리고요. 이번주 개봉하는 다큐영화 <다방의 푸른꿈>도 잘 됐으면 좋겠고요.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오.
◆ 김민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김시스터즈의 막내였죠. 김민자 씨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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