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창원 조선업체 접대 의혹 감독관 감사 돌입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근로감독관들이 피감업체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은 정황이 포착돼 본청이 감사에 돌입했다.

처음 장부가 발견된 날은 지난 10일, 창원지청은 창원의 한 조선업 하청업체의 임금체불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조선업 하청업체 단체인 '사내협력업체협의회'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접대 내역이 의심되는 장부를 입수했다.

당시 창원지청은 근로감독관 15명을 동원해 임금체불과 관련해 임금체불 당사자인 A업체와 이 업체가 속한 창원 STX조선해양의 사내협력업체협의회, 원청업체 등 사무실 3곳을 압수수색하던 중이었다.

협의회 사무실에서 발견된 문제의 장부에는 2014년 당시 창원지청 근로감독관들에게 협의회 측이 식사와 간담회 명목으로 접대한 금액의 지출 식대와 날짜, 영수증 등이 수십여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식대 규모는 최대 약 150만원에 이른 경우도 있었고, 특히 노래방 이용 내역이 담겨있어 성접대 의혹도 일고 있다.


하지만 해당감독관의 이름과 직책, 인원은 정확히 적혀있지 않은 채 '감독관'이라고만 적힌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무실 컴퓨터를 함께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감사관실은 장부를 접수한 지 열흘이 흐른 지난 20일부터 감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노동부가 뒤늦게 감사를 시작한 점을 지적해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덮어주려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노조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조선업 불경기로 임금 체불이 잦았다"면서 "'감독관들이 피감업체에 감독을 와도 사업장에 들어가지도 않고 회사 앞에서 모여 술을 마시러 간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하청노동자들의 불만이 팽배하던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장부 압수 사실은 즉시 보고됐고, 이후 검찰과 수사 방향을 협의했다"며 "전산 자료를 분석하는 데 열흘 가량 걸렸고, 아직 구체적인 혐의 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우선 감사한 뒤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해명했다.

또다른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단서가 부족해 장담하기 어렵지만 아무리 오래 걸려도 한 달 내로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만약 성접대 등으로 이어진다면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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