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나빠진 소비심리가 이달에도 더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7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는 전월보다 5포인트 하락한 92를 기록했다. 이 부문 조사가 시작된 201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국 2천200 도시가구에 대한 설문조사로 산출되는 주택가격CSI는 기준치 100보다 낮으면 1년 후 집값이 내릴 것이란 응답이 그만큼 더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114까지 치솟은 지수는 11월 107, 12월 97로 하락하며 기준치(100) 밑으로 떨어졌다. 과열 양상을 빚었던 부동산 경기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주택공급과잉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급격히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1년 후의 물가수준전망CSI는 148로 전월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8월 132까지 떨어진 후 10월만 보합을 보였을 뿐 넉 달 연속 오르고 있다. 최근 달걀 값을 비롯한 장바구니 물가가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0.8포인트 떨어진 93.3을 기록했다. 글로벌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8) 이후 7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과 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부문에 대한 설문조사지수를 합산해 산출된다. 2003년~2015년의 장기평균치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인식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한은 통계조사팀 주성제 과장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한 것은 농축산물 등 생활물가가 상승한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생활형편CSI와 현재경기판단CSI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과 6개월 후의 생활형편전망지수는 87과 91로 전월에 비해 각각 2포인트씩 떨어졌다. 반면 소비지출전망지수는 104로 1포인트 상승했고, 가계수입전망지수는 98로 전월과 같았다.
가계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지수는 51로 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향후경기전망지수(67)와 금리수준전망지수(126)는 2포인트씩 상승했고, 취업기회전망지수(69)는 1포인트 높아졌다.
가계의 저축과 부채 관련 지표인 현재가계저축지수(87)와 현재가계부채지수(103)는 전월과 같았고, 가계저축전망지수와 현재가계부채지수(103)는 1포인트씩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2.7%,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보다 각각 0.3%포인트씩 상승했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업제품(50.3%), 공공요금(50.0%), 농축산물(48.4%) 순이었으며, 지난달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집세(33.8%)는 이달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