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계란, 맛 궁금해"…마트 깔린 美계란에 '호기심' 집중

"안전‧신선도 불안" VS "해외여행 가서도 먹는데, 문제 없을 듯"

23일 롯데마트 은평점 계란 코너에 미국산 흰색 계란이 진열돼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23일 오전 10시 서울 롯데마트 은평점. 지하 1충 계란 코너에는 문을 열자마자 고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전국의 롯데마트 112개 매장에서 일제히 판매에 들어간 미국산 흰색계란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롯데마트는 '하얀계란'이란 이름으로 당초 예정가보다 500원 낮은 한 판(30개) 8490원에 내놓았다.

처음 보는 미국산 흰색 계란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호기심’이었다.

인근 은평뉴타운 3단지에 사는 박모(48·여) 씨는 "국산 계란과 맛이 어떻게 다를지, 새로운 맛일지 궁금하다"며 한 판을 손에 들었다.


한 70대 부부도 "맛은 먹어봐야 알지, 한번 먹어보고 맛있으면 또 사러올 것"이라고 웃었다.

23일부터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산 '하얀계란'. (사진=정재훈 기자)
주부들은 정부와 업체의 적극적인 홍보 때문인지 안전과 신선도 문제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롯데마트 측은 이날 미국산 계란 진열대 옆에 '미국 농무성(USDA) 기준에 맞게 엄선된 신선한 계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밀한 안전검사 통과!'라고 적은 안내판을 세워놓았다.

종로구 구기동에 사는 박모(49) 씨는 "야채처럼 계란에 농약을 치지는 않을 것 아니냐"면서 "일단 한 번 사먹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의 박모(48) 씨는 "해외여행 나가서도 그 나라 계란을 사먹지 않느냐"면서 "국내에 들여와서도 철저하게 검사하는 것 같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린 자녀가 있는 주부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보였다. 어린 아들과 함께 매장을 찾은 한 30대 주부는 "미국산 계란은 여전히 미심쩍어 앞으로도 살 생각이 없다"면서 "가격이 비싸도 국산 게란을 사려고 한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산 계란의 안전성을 강조한 롯데마트의 안내판. (사진=정재훈 기자)
가격 측면에서 구매 의사를 밝힌 고객들도 많았다. 롯데마트의 15개들이 대란제품 가격은 4980원으로 30개에 9960원으로 미국산 계란보다 1470원이 비싸다.

음식점 직원인 임모(53.여) 씨는 "집앞 가게는 30알에 1만3000원 정도"라며 "가격도 싸고 영양면에서 차이 없다고 해서 앞으로도 구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은평뉴타운 6단지에 사는 김모(75.여) 씨는 "예전에는 흰색 계란을 많이 먹어서 이질감이 없다"면서 "가격도 싸서 사먹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23일 롯데마트 은평점에서 한 고객이 미국산 계란을 고르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롯데마트 은평점에는 이날 240판(7200개), 24일 120판(3600개) 등 이틀간 360판(1만800개)이 입고되는데 판매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은평점 김동원 식품 매니저는 "식약처 안전검사 등을 보고 고객들이 믿고 구매하는 것 같다"면서 "최근 국내 계란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당초보다 500원 저렴하게 판매돼 계란 수요가 많은 명절을 앞두고 적지않게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산 계란이 본격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면서 국내 계란 소매가격도 사흘 연속 하락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2일 9543원을 정점으로 오르내림을 거듭하던 계란 평균 소매가(30개 들이 특란)는 지난 19일, 20일, 23일 연속 하락하며 9180원으로 떨어졌다.

국내 계란값이 사흘 연속 내린 것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정부는 여세를 몰아 aT를 통해 계란 총 300t(약 450만개)를 직접 수입하는 등 설 이전까지 계란 2200만개를 시장에 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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